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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 칼럼] 강력한 브랜드는 고객의 체험에서 시작 된다

글. 구자룡(밸류바인 대표/경영학박사)

소비자들은 과거의 체험으로 인하여 그 브랜드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를 알기 때문에 그 브랜드를 다시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그 브랜드를 체험한 적이 없다면 선뜻 구매하지 못했던 경험이 대부분 있을 것이다. 애플에서 운영하고 있는 ‘애플 스토어(Apple Store)’에서 단위 면적당 매출(4,406달러)이 보석브랜드인 티파니의 단위 면적당 매출(3,070달러) 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체험형 브랜드 스토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애플 스토어의 ‘지니어스 바(Genius Bar)’에서는 애플 제품을 사용하다가 생기는 어떤 문제라도 전문 직원들이 해결책을 제시해준다. 따라서 고객들은 부담 없이 제품에 대한 문제해결과 새로운 제품을 체험함으로써 재방문시에는 구매로 이어지게 된다. 판매가 목적이 아니라 고객의 체험이 목적인 이런 매장이 오히려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매장보다 높은 성과를 나타냄으로써 고객의 체험과 성과간의 관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 이를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브랜드 체험 마케팅(brand experiential marketing)이라고 한다.

출처 : www.apple.com/retail/geniusbar/

출처 : www.apple.com/retail/geniusbar/

 

고객이 브랜드를 총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에서는 고객의 시각뿐만 아니라 청각, 촉각 등을 만족시켜주면서도 다양한 제품을 실제 사용해보고 직접적으로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고, 점원과 대화를 하면서 설명도 듣고 교육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브랜드와의 친밀성이 높아지게 되고 이는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런 체험 공간은 방문할 때 마다 새로운 흥미꺼리가 있어서 재방문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도록 해야 하며, 구매로 이어져 매장의 수익으로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 이런 공간화 된 매장에서 고객들은 휴식을 할 수 있고, 즐길 수 있고,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 수 있고, 일상을 벗어나 배울 것이 있다. 이를 브랜드 테마파크(brand theme park) 혹은 브랜드 랜드(brand land)라고도 한다.

 

체험 공간은 고객에게 환상을 심어줄 수 있어야 한다

브랜드 테마파크는 기업의 여러 브랜드들을 한 건물에 모아놓고 고객들이 다양한 체험을 통해 그 기업만의 차별화 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느끼도록 하는 매장이다. 소비자들에게 단순한 제품 구매보다는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게 하고, 브랜드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 재구매, 추천, 좋은 구전 등 브랜드에 대한 로열티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이와 같은 테마화 된 매장은 고객들을 환상의 세계로 데려다 주며, 새로운 환경과 자극으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한다.

브랜드 테마파크의 대표적인 유형은 자연, 지구, 동물, 신체적인 이미지 등과 브랜드의 특성을 결합하여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는 매장이다. 스와보르스키는 본사가 있는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 1995년 ‘스와보르스키 크리스탈 월드’를 만들었다. 설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빈 출신의 세계적인 멀티미디어 아티스트인 앙드레 헬레(Andre Heller)의 기획으로 예술, 과학, 오락 등을 결합했다. 실내 전시관과 야외 잔디밭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곳은 ‘거인’을 컨셉으로 설계되었으며, 크리스탈 전시관을 넘어 크리스탈에 생명을 불어넣은 거인이 사는 ‘환상적인 세계’를 형상화했다.

출처 : kristallwelten.swarovski.com

출처 : kristallwelten.swarovski.com

 

그러나 아직 국내에서는 고객을 대상으로 단순히 공장을 견학하는 차원의 기업들은 있지만 테마화 된 매장을 통해 환상적인 체험을 제공해주는 곳을 찾기는 쉽지 않다. 이는 고객과 브랜드를 바라보는 마케터와 경영자의 인식의 문제로 보인다. 아직까지 그만큼 체험의 중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공간이 없다거나 무조건 수익을 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체험을 원하는 고객을 쫓아내고 있는 것이다. 공간은 억지로라도 만들어야 하며, 수익은 브랜드 구축에 의한 가치로 환원될 수 있음을 인식한다면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의 고객을 통해 장기적인 수익을 달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교육전문기업이 교육과 아동을 테마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환상적인 공간을 만들어 운영한다면 어떨까? 아이들이 상상하는 꿈이 실현되는 어떤 공간이 있다면 이 공간을 체험한 고객들이 앞으로 그 기업의 충성고객이 될 가능성은 매우 높지 않을까? 크리스탈 월드를 구경한 고객이 스와보르스키의 충성고객이 되듯이, 애플 스토어를 다녀간 고객이 애플의 충성고객이 되는 것과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테마화 된 브랜드 공간에서 환상적인 체험을 하게 된다면 고객들은 그 브랜드에 대해 보다 강력하고 호의적이며 독특하게 그 브랜드를 인식하게 되고 이는 브랜드 가치로 연결된다. 따라서 가치 있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고객의 체험이 선행되어야 한다. 구매는 그 다음에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한번 체험해 보면 갖고 싶은 욕구가 생기며, 시간이 지나면 구매하지 않을 수 없는 마력을 부릴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체험마케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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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룡

현재 밸류바인의 대표이며,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컨설팅, 조사연구, 데이터분석 그리고 강의와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그 동안 저술한 책으로는 '지금 당장 마케팅 공부하라', '마케팅 리서치', '한국형 포지셔닝', '공공브랜드의 전략적 관리', '시장조사의 기술' 등이 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켓 센싱 및 인사이팅을 통해 브랜드의 가치를 제고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