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바운스 백
바운스 백, 김현중 저, 김영사, 2014.12.
글. 구자룡 밸류바인 대표컨설턴트(경영학박사)
시련과 역경, 그리고 실패는 매 순간 찾아온다. 오늘날 삶 속에 물과 공기와 같이 항상 옆에 두고 있어야 하는 것이 바로 실패라는 단어일 것이다. 성공보다도 실패가 더 많이 일어나고 있다. 경쟁이 심화되면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다.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이미 들어가 있는 것이다. 그 변화의 스펙트럼이 넓고 깊어 실패의 늪을 헤쳐 나오기가 결코 쉽지 않는 세월이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실패에서 벗어나는 것에 대한 관심이 인류 역사상 그 어느 때 보다도 높아지고 있다.
실패의 시대, 실패 도미노의 시대에서 그 실패를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은 바로 이 책의 제목과 같이 ‘바운스 백’하는 것이다. 바운스 백은 공이 튀어 오르는 것을 말한다. 바로 다음과 같은 질문에 스스로 답해보자. ‘당신은 시련과 역경을 만나 유리처럼 산산조각 날 것인가, 아니면 공처럼 다시 튀어 오를 것인가?’
실패는 변수가 아니라 상수이다.
현대는 100세 시대에 평균수명 80세를 넘기면서 성공과 실패가 연속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는 시대가 되었다. 이렇게 긴 세월 동안 고통과 시련이 없을 수 없다. 처음에 바로 성공하는 것 보다는 수많은 실패들을 이겨내고 성공하는 것이 보다 튼튼한 성공이 되고 그 스토리에 공감하게 된다. 토마스 에디슨은 2,000번의 실패를 통해 전구를 발명했다. 라이트 형제는 1,000번에 가까운 실패를 통해 동력비행기를 제작했다. 물론 이것은 실험이고 과정이기는 하지만 그만큼의 실패를 이겨내는 인내력과 추가적인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 과정을 멈추면 결과는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하나의 문턱을 넘으면 또 다른 문턱이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 문턱을 넘는데 많은 노력과 힘이 들기도 하지만 그 문턱을 넘어야만 새로운 세계가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또한 기업의 경우에는 신제품의 실패율이 95%에 육박하고 있다. 그 만큼 성공하기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수많은 실패를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대박이 나는 신제품을 개발하여 시장을 장악하는 예는 수없이 많다. 국가도 마찬가지이다. 적벽대전에서 패배한 후 절망에 빠진 군사들에게 조조는 ‘백전백승하는 장수는 없다. 몇 번 져보지도 않고 어떻게 이기는 법을 알겠는가? 패배해도 굴복하지 않는 자가 결국 승리하는 법이다.’라고 격려하였다.
기업도 국가도 실패를 통해 경험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롭게 일어서는 것과 마찬가지로 개인도 수많은 실패를 극복하고 일어서는 사람은 성공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영원히 패배하게 된다.
이러한 사실에 바탕을 두고 저자는 ‘실패가 현대성의 일부이고 누구나 실패한다면, 오늘날 실패는 더 이상 변수가 아니라 상수라는 말이 된다. 누구나 실패한다면, 결국 차이를 만드는 것은 실패한 ‘이후’의 대응이다. 실패한 이후가 진짜 고비이며 바운스 백이 관건이 된다.’라고 하였다.
실패를 변수가 아니라 상수라고 파악한 저자의 통찰력이 뛰어나다. 많은 사람들은 실패를 그저 운이 없어서, 상황이 바뀌어서, 등등 외부요소로 돌리고 남을 탓하면서 그 실패를 부정하는 경향이 높다. 이것은 실패를 변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패를 항상 일어날 수밖에 없는 고정된 값으로 생각한다면 변수가 아니라 상수가 된다. 즉, 성공을 하는데 있어서 항상 상수인 실패를 염두에 두고 이를 어떻게 바운스 백 할 것인지를 생각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사고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진정한 리더는 실패 이후의 대응에 달려있다.
성공한 리더는 실패한 리더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성공한 리더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리더 혹은 리더십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항상 관심을 가질만한 질문이다. 저자는 이에 대한 답으로 ‘나무의 차이는 겨울을 이겨낸 ‘다음’의 성장에 달려 있듯이 결국 리더의 차이는 실패 ‘이후’의 대응으로 만들어진다.’라고 했다.
리더는 현재가 아니라 미래를 내다볼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실패할 수는 있지만 그 실패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실패 이후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계획대로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 결과 살아남느냐 아니냐가 결정된다. 변화에 대한 대응이 바로 역사이자 리더십이다.’ 즉, 리더십은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정확히 알 수 있는 곳, 바로 현장이 중요하다. 리더는 항상 현장에서 일어나는 가장 중요하고 정확한 정보를 알고 있어야 실패에 대응할 수 있다. 그리고 리더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면서 조직의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여 조직이 하는 일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P&G의 래플리 회장은 2009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기고한 ‘CEO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는 글에서 ‘외부세계와 회사를 연결’시키야 한다고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현장으로 나아가 회사와 연결하는 것이 바로 CEO의 고유 임무요, 핵심업무라고 했다. 그 중에서도 외부세계 즉 고객, 기술, 시장을 이해하고 해석해 회사 내부에 알려주는 일이 가장 기본이라고 했다.
‘지금은 저성장 시대이며 실패의 시대, 실패 도미노 시대다. 실패는 흔하고 누구나 실패한다. 이러한 시대변화에 대한 인식의 변화, 리더십 변화가 필요하다. 시대 탓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를 정확히 알고 대처하자는 말이다.’ 저자의 이 말에는 진정한 리더가 해야 할 리더십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 전형적인 리더는 자기의 성공경험을 절대적 진리로 조직원들에게 강요하다 실패하는 오만한 리더들이 많았다. 토인비는 이를 휴브리스(hubris)로 규정하였다. 휴브릭스의 전형적인 예가 아마도 타이타닉호의 선장 에드워드 스미스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 당시 최고의 급료를 받는 예순두 살의 배테랑 선장이었기 때문에 닥쳐올 위험에 대해 전혀 대비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선장의 경솔함과 과도한 교만이 결국 참혹한 비극을 초래했던 것이다.
진정한 리더는 현재에만 머무르지 않고 미래를 내다보며, 시대의 변화를 인식하고 그 변화에 대응하는 선견지명과 의사결정력을 가져야 한다. 이는 실패했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남극 대륙을 최초로 걸어서 횡단하겠다고 출발한 새클턴의 ‘인듀어런스 호 탐험대’는 출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부빙과 함께 얼어붙었고 침몰했다. 도전은 실패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도전에 실패한 것이 아니라 이제 어떻게 전 대원이 살아서 돌아가느냐가 새로운 도전이 되었다. 이들은 무려 2년 여의 사투 끝에 전원 구출되었다. 즉, 새로운 변화에 빨리 대응하여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새클턴의 리더십은 진정한 리더의 모습이며, 바로 바운스 백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어떻게 생각하면 진리는 단순하다. ‘끝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의 시작일 뿐’인데 이것을 알면 인생이 즐거운 것이고 이것을 모르면 인생은 슬픈 것이다.
바운스 백으로 진정한 성공을 이루자.
‘왜 기업을 하는가? 왜 일 하는가? 어떤 가치, 어떤 목적이어야 하는가?’ 여기에 대한 답은 바로 기업의 가치와 목적, 일의 가치와 목적을 명확히 설정하는 것이다. 듀폰은 200여 년이 훨씬 넘는 역사를 지닌 초우량 글로벌 기업으로 명확한 네 가지 핵심 가치를 가지고 있다. ‘안전, 윤리, 환경, 인간존중’. 이것은 구호만이 아니라 기업의 문화이자 공기와 다름없다. 모든 회의, 인사 고과에서도 항상 이 네 가지가 우선이 된다. 문제는 가치와 목적을 명확하게 설정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전 조직원들이 항상 업무에서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책임은 당연히 리더에게 있다. 이것을 보다 명확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내적 나침반을 가지는 것이다. 내적 나침반이 있으면 외부의 압력, 시련과 어려움에도 가야 하는 방향을 알 수 있다.
기업은, 개인은, 리더는 항상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자 한다. ‘새로운 것을 만들려면 새로운 것을 시도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무수한 시행착오와 실수를 거듭하기 마련이다.’ 이것을 받아들이고 실패의 경험까지도 기업의, 개인의, 리더의 자산으로 인식할 때 위대한 기업, 개인, 리더로 거듭날 수 있다.
‘세상은 늘 변화하고 기회는 꼭 온다. 새로운 도전과 변화 앞에 두렵고 불안하고 자신 없기는 누구든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지금 당장 해보라. 실패해도 괜찮다. 우리에겐 바운스 백이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는 그 어느 시기보다도 변화가 심하며, 취업의 문이 좁고, 승진의 기회가 적으며, 개천에서 용이 나오기 어려운 환경이다. 성공보다는 실패가 더 쉬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만약 시련과 역경이 닥쳐온다면 그것을 부정하거나 거부하기 보다는 인정하고 받아들인 다음 그 경험을 새로운 도전의 기회로 삼을 수 있는 회복력이 필요하다. 굳이 이것을 미리 경험할 필요는 없지만 만약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하여 ‘바운스 백’할 수 있는 인식의 전환과 방법을 알고 있다면 실패를 성공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이미 실패한 사람에게 보다는 실패의 시대, 실패가 변수가 아니라 상수인 시대에 진정한 리더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저자 김현중은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글로벌 기업 4곳에서 임원으로 있으면서 그 기업들의 핵심 비밀이 ‘바운스 백’에 있음을 알고 기업뿐만 아니라 모든 리더와 조직원들이 수많은 위기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바운스 백’으로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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