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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노자 마케팅, 이용찬, 2017.

노자 마케팅, 이용찬, 마일스톤, 2017.

글/구자룡(경영학박사, 밸류바인 대표)

광고계의 전설이라고 알려진 이용찬 대표가 쓴 책이다. 노자의 도덕경을 텍스트로 자신의 광고 경험을 살려 재해석하고 자신만의 창의적인 접근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책에 소개된 사례들이 도덕경에 따라 진행되었다기보다는 책을 쓰면서 혹은 강의를 하면서 도덕경의 내용에 사례를 맞춘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정확한 연유는 모르지만 2,500년 전의 사상가이자 철학자이고 성인인 노자의 생각과 도덕경의 내용으로 광고를 대입한 부분은 분명 차별적 콘셉트라 생각된다. 책 제목에서 마케팅이라고 한 부분은 분명 과장되어 있다. 실제 제시한 사례들은 대부분은 마케팅의 한 수단인 광고 캠페인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광고 이외에도 마케팅의 수단과 방법은 수없이 많이 있고 수많은 관계자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스스로 성공법칙을 운운하는 사람들을 ‘사기꾼’이라고 칭한 부분과 연결 지어보면 이 역시 광고를 그것도 별명을 잘 지어 성공한 캠페인을 마케팅이라고 한 것은 이 또한 사기에 가깝다.

이런 지엽적인 내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그동안 마케팅과 경영 현장에서 수없이 주장되고 있지만 마케터와 경영자가 수긍하지 못하는 부쟁(不爭)에 대한 통찰은 분명 가치 있는 해석이다. 그리고 기업의 목적과 마케팅의 목적은 이윤이 아니라 고객의 가치 창출이라는 것을 사례를 통해 다시 확인해 주고 있다. 나 역시 이런 주장을 수없이 펼쳤지만 귀담아듣는 마케터와 경영자를 잘 보지 못했다. 이 부분이 우리의 마케터와 경영자들이 이 책을 통해 이 내용을 이해한다면 이 책은 충분할 만큼 가치를 창출한 것이 될 것이다.

관점을 바꾸어 새로운 시장을 보고, 마케팅과 광고를 하고 싶다면 그동안의 고정관념을 깨뜨릴 수 있는 생각과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주요 내용>

p.27. 경쟁력이란 남보다 더 잘하는 게 아니라, 남이 못하는 것을 해내는 것이다.

p.35. 한 번도 만나지 않은 둘 이상의 이름을 만나게 하는 것, 후천적인 천재들이 발견한 새롭고 다른 생각을 하는 방법이다.

p.35. 한 번도 만나지 않은 둘 이상의 이름을 만나게 해서 새롭고 다름을 만드는 능력이 창의력입니다.

p.54. ‘나다움의 전략’이란 세상에 하나뿐인 나의 존재 이유를 찾아서 그 존재 이유로 세상과 소통하는 것입니다.

p.63. 별명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은 존재하느냐 못하느냐 하는 문제와 직결됩니다. 이 별명에 해당하는 게 바로 서양 마케팅에서 얘기하는 ‘브랜드 콘셉트’입니다. 또는 ‘브랜드 슬로건’ 일 수도 있지요.

p.78. 브랜드는 반드시 자신만의 별명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자신만의 존재 이유를 설명하는 별명 말입니다. 그러면 다른 기업과 싸울 필요가 없습니다.

p.92. 본질에 가까운 별명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다른 이름을 찾기 위해서는 이름이 붙기 전 무명의 상태로 가보는 일이 필요합니다. 노자의 어법으로 ‘이게 아니면 저건 뭐지?’ 하고 질문할 때부터 새로운 생각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p.93. 그런데 왜 사람들은 별명을 쉽게 못 찾을까요? 그 이유는 고정관념 때문입니다. 한 이름에 집착하는 것이 고정관념입니다.

p.115. 문제를 만났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요? 그 문제를 어떤 말로 규정하는지, 그 말에 어떤 고정관념이 숨어 있는지 찾는 것입니다. 고정관념은 문제의 본질을 가리는 어둠의 장막과 같습니다.

p.158. 애당초 브랜드의 존재 이유를 만들 때부터 경쟁이 아닌 부쟁을 목표로 하라는 겁니다. 이것이 노자가 얘기한 “싸우지 않는 것이 참된 승리다(不爭而善勝, 도덕경 73장).”의 뜻입니다.

p.161. 다른 회사와는 싸우지 않아야 하지만 자기 자신과는 부단히 싸워야 된다는 겁니다. 자신과는 정말 치열하게 싸워야 된다는 것이지요.

p.164.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지 않으면 영원히 존재할 수 있습니다.

p.180. 기존에 있던 생각을 버려야 새로운 생각이 나옵니다. 기존의 생각에 무언가 더하고 뺀들 절대로 차별화가 안 만들어집니다.

p.184. 실패하는 프로젝트의 90퍼센트는 전략이 잘못된 게 아니라 실행이 잘못된 겁니다.

p.184. 신제품이 성공하면(强其骨) 다시 마음을 비우고(虛其心)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고(實其腹), 기존의 습관 의지를 약화시켜서(弱其志) 다시 성공을 일으키는(强其骨) 과정이 계절이 바뀌듯 순환이 이뤄져야 하지요. 이 순환이 멈추면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개인이든 기업이든 이 순환을 전제로 끊임없이 마음을 비워야 합니다.

p.207. 나의 존재 이유, 브랜드의 존재 이유, 기업의 존재 이유를 사람들이 좋아하는 곳이 아닌 싫어하는 곳에서 찾아보라는 것이지요.

p.217. 경쟁하지 않는 것이 최고의 전략입니다. 물처럼 자신만의 길을 가라는 것이지요. 나만의 존재 이유를 만들라는 겁니다.

p.220. 싸우지 않고 이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먼저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을 하는 겁니다. 이 질문은 나를 비교의 대상이 아니라 꼭 필요한 절대적인 존재로 인식시키고 누구와도 싸울 필요가 없는 근거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즉 더 나음, 다름이 아니라 나다움을 찾는 겁니다.

p.230. 내가 존재해야 할 이유의 출발점이 ‘나’인 줄 알았는데 이것이야말로 고정관념이었다는 점이다. 노자가 계속해서 우리에게 가르쳐주고자 했던 게 바로 이것이다. 내 존재 이유의 출발점이 내가 아니라 남이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브랜드의 존재 이유를 생각할 때 그 출발점은 내가 아니라 고객이어야 한다. 기업의 존재 이유 또한 그 출발점은 사장이 아니라 고객이고 직원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