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보이지 않는 것을 팔아라(Selling the Invisi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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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벡위드 지음, 양유석 옮김, 더난출판사, 2006년 04월 06일


글/구자룡 밸류바인 대표컨설턴트ㆍ경영학 박사

 

최근 서비스 산업의 규모가 GDP의 70%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경제의 중심 축이 이미 서비스업으로 이동되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입니다. 서비스 산업이 곧 경제발전의 관건이 되는 현실을 맞은 것입니다. 또한 소비자 주권시대의 도래는 기업으로 하여금 고객에게 선택 받기 위한 고객만족경영에 박차를 기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1990년대 초반부터 전세계적으로 고객만족경영이 붐을 이루었으며, 이제는 고객만족이라는 단어가 오히려 귀에 거슬리는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여전히 현실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객에게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의 품질을 관리 및 유지하는 활동이야말로 기업들에게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한때 우리는 `고객은 왕`이라는 원칙을 세우고 왕을 만족시키기 위해 친절, 웃음, 인사 등을 강조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친절해도, 열심히 웃음을 지어보아도 고객은 여전히 불만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잘못 되었을까요?

고객은 서비스 구매의 본질에 만족할 때 만족을 느낍니다. 또한 마음으로 공감을 해야 만족해 합니다. 예를 들면, 이발소에서 이발이라는 서비스 자체에 만족하지 못하면 부가적인 안마나 면도가 아무리 잘 되어도 결과적으로 불만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본질에 접근하기 보다는 주변의 혹은 부가적인 서비스에 신경을 쓰고 있지 않나 자문해 봅니다. 다시 말해, 아직도 `서비스=친절`이라는 공식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기업이 의외로 많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 서비스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서비스품질이 좋은 회사가 고객에게 더 높은 만족을 제공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더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객접점 업무를 지원하는 각종 내부 프로세스를 함께 고려하여 서비스 품질을 개선해야 합니다. 시스템이나 전략적 뒷받침을 반드시 수반해야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서비스품질 관리가 비로소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러한 고민을 하고 계시는 분이라면 해리 벡워드의 ‘보이지 않는 것을 팔아라’에서 어느 정도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서비스 그리고 서비스 마케팅에 대한 기존의 상식과 관행을 다시 점검하고 새로운 마케팅을 모색할 수 있습니다. 특히 새로운 마케팅은 행동방식이 아니라 사고방식의 변화를 의미합니다.

새로운 마케팅 사고방식은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서비스의 특징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즉,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특성과 고객들이 갖는 서비스에 대한 리스크, 시간의 제한, 그리고 고객들의 서비스 구매 동기와 다양한 요구 사항들에 대해 이해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책은 ‘어떻게 하면 된다’는 식이 아니라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하는 것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충성고객을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마케팅 전략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는 제조업의 제품 마케팅이 아니라 서비스산업에서 필요한 서비스 마케팅을 통해 충성고객을 만들고자 하는 것입니다. 서비스 마케팅의 특징은 섬세한 고객의 심리를 파고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그 파급 영향력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고객을 만족을 시키고 고객에게 신뢰를 심어주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 공을 들여야 합니다.그러나 이러한 만족과 신뢰가 무너지는 데는 순식간에 이루어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이 책에서도 서비스만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제품 자체도 중요하고, 그 제품이 판매될 영업, 마케팅도 중요하지만 고객을 연구하고 고객과 기업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서비스가 앞으로 더 중요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마케터가 잘못 알고 있는 마케팅 상식, 고정관념 등 마케터가 지나치기 쉬운 기본 상식에 대해 지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업의 경쟁자는 같은 제품을 만들고 있는 경쟁사가 아니라 고객의 무관심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기업들이 소비자 설문조사나 리서치 결과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지만 친구조차 잘못된 마케팅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말해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 책은 서비스 마케팅을 다루면서도 마케팅의 중요한 부분들을 두루 언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설문조사, 고객심리, 포지셔닝, 포커스전략, 가격정책, 네이밍전략, 그리고 마케팅 플랜 등 최근 마케팅 분야에서 이슈가 되는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러한 내용과 서비스 마케팅을 잘 연결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 내용에 적합한 사례 한 두 가지를 핵심적으로 이야기 해 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마케팅 플랜을 세울 때 저지르기 쉬운 오류 중의 하나로 과학과 데이터의 오류가 있습니다. 기획회의에서 누군가가 “리서치 결과에 의하면…….” 하면서 얘기를 시작하는 경우 그 사람의 발언을 반박하는 것은 무척 어렵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리서치’라는 단어가 뭔가 과학적으로 증명된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이 책에서는 마케터와 마케팅에 대한 관행, 그리고 서비스 마케팅에 대한 새로운 접근 등을 통해 새로운 마케팅의 패러다임을 주창하고 있습니다. 비록 오래 전에 쓰여진 책이기는 하지만 21세기 마케팅 문제를 풀 수 있는 해결책을 저자는 제시하고 있습니다.

성공적인 마케팅의 핵심은 아주 평범하면서도 차곡차곡 쌓아가는 고객과의 관계에서 찾자고 하는 저자의 인식에 공감하면서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서비스 수준과 우리의 마케팅 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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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룡

현재 밸류바인의 대표이며,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컨설팅, 조사연구, 데이터분석 그리고 강의와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그 동안 저술한 책으로는 '지금 당장 마케팅 공부하라', '마케팅 리서치', '한국형 포지셔닝', '공공브랜드의 전략적 관리', '시장조사의 기술' 등이 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켓 센싱 및 인사이팅을 통해 브랜드의 가치를 제고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