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review Marketing 5.0 Technology For Humanity IMG 6959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고객 경험을 만들어라, <마켓 5.0>

필립 코틀러 마켓 5.0: ‘휴머니티’를 향한 기업의 도전과 변화가 시작된다!, 필립 코틀러, 허마원 카타자야, 이완 세티아완 저, 이진원 역, 더퀘스트, 2021.

원제 : Marketing 5.0: Technology for Humanity, Philip Kotler, Hermawan Kartajaya, Iwan Setiawan, Wiley, 2021.


훔치고 싶은 한 문장

이제 기업은 제품 자체보다 제품과 상호작용 하는 새로운 방식에 더 주목할 수밖에 없다.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열쇠가 제품이 아니라 고객이 제품을 어떻게 평가하고, 구매하고, 사용하고, 추천하느냐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리뷰

이 책의 국내 초판 출간에 맞춰 구매해 놓고 여태껏 제대로 읽지 못했다. 앞부분 조금 읽다가 흐지부지 1년이 되어가는 시점이다. 국내 모 대기업으로부터 마케팅 강의 요청을 받고(총 11시간) 다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마케팅의 시작은 시장의 변화를 읽어야 한다. 마케팅 서적 역시 시장의 변화를 따라가야 한다. 아니 어쩌면 시장의 변화를 예측하고 어떤 방향성을 제시해 주기를 기대하면서 책을 읽게 된다.

한 때 연말이 되면 ‘트렌드 ○○○○’라는 제목으로 된 책을 구매해서 읽었었다. 트렌드가 어떻게 변하는지 알고 싶었다. 그런데 이제는 이런 류의 책을 절대 구매하지 않는다. 이유는 내가 알고 싶어 하는 트렌드는 그 책 속에 없기 때문이다. 책 소개 부분에 혹은 보도기사에 있는 몇 가지 용어만 봐도 대체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내가 알고 싶은 트렌드는 미래를 예측한 것인데 현재를 중계하는 내용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는 트렌드가 아니라 시장의 현황 분석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기상청의 일기 예보를 기대하는 것은 내일 비가 올지, 어느 정도 올지 미리 알고 대비하기 위함이지 그 내일이 도래했을 때 지금 비가 오고 있다는 ‘정보(?)’를 얻기 위함이 아니다.

이렇게 서두가 장황한 이유는 이 책을 이틀 만에 다 읽고 느낀 점이 바로 ‘트렌트 ○○○○’류의 책을 읽는 데자뷔이기 때문이다. 기상청의 일기 중계를 본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대표저자인 필립 코틀러 교수는 내가 마케팅에 입문하면서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존경의 마음을 내려놓은 적이 없는 아버지 같은 분이다. 2007년도에 서울의 한 세미나 장에서 77세의 연세임에도 불구하고 강연장을 압도하는 아버지의 파워를 목격했었다. 마케팅 원리(Principles of Marketing)에서부터 전작인 ‘마켓 4.0’, 그리고 ‘리테일 4.0’, ‘이기는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거의 빠지지 않고 구매하고 읽었으며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자 아버지의 주장과 통찰을 이해하고 느끼려고 부단히 노력했었다. 그러나 이 책을 끝으로 앞으로 더는 구매하고 싶은 생각이 사라졌다.

이 책의 핵심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고객 경험의 창조라고 할 수 있다. 차세대 기술인 AI, NLP, 센서 기술, 로봇공학, AR과 VR, IoT와 블록체인 등을 적용하여 새로운 고객 경험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타당한 것 같다. 그런데 제시된 차세대 기술이 과연 차세대일까? 이미 대세가 된 기술이고 이미 현업에서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기술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이 기술과 마케팅의 접점에 대해 제시한 사례들이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책이라는 속성은 독자의 관점과 전문성에 따라 당연히 수용하는 정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아마도 마케팅을 처음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훌륭한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그런데 저자들의 명성과 그동안의 통찰을 보고 싶어서 이 책을 들었다면 조금 실망하지 않을까 염려된다.

디지털 전환과 코로나19 팬데믹이 가져온 산업과 시장과 소비자의 변화에 대응하는 마케팅은 어떤 모습일까를 고민해본다. 대가들 역시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이 좁아지는 것을 보면서 앞서가는 마케팅을 제시하 것이 갈수록 어렵겠다는 생각을 한다. 과거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지만 지금은 1년이면 강산이 변하는 시대다.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에는 나 역시 역부족이다.

이 책을 통해 얻은 시사점은 앞으로도 여전히 디지털과 고객 경험은 매우 중요할 것이라는 점이다. 아직도 늦지 않았기에 많은 기업들의 마케터와 임원들은 디지털과 고객 경험 극대화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더하여 나를 돌아보면 한 시대의 중심에 있었지만 1년마다 변하는 세상에서 변화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고 과거의 전문성으로 미래의 통찰을 제공하지 못한다면 과감하게 업계를 떠나야 한다는 생각이다. 나에게도 그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을 일깨워준 이 책의 또 다른 시사점이다.

*붙임   

이 책에는 프롤로그(머리글)와 에필로그(끝맺음)가 없다. 마켓 4.0에도 있다. 꼭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좀 어색하다. 아마도 1장이 에필로그에 해당하지 않나 생각해본다. 왜 이 책을 쓰게 되었고 다 쓰고 나니 이런저런 한계와 아쉬움과 당부를 통해 독자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했으면 더 좋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시 해석해보면 체계적으로 집필이 된 것이 아니라 세 저자가 각각 챕터를 나누어 집필한 것을 편집한 느낌이 든다. 다분히 추측이다.

이 책의 앞부분에 ‘이 책에 보내는 찬사’라는 부분이 있다. 지몬, 데이, 켈러, 비에라 등의 추천사는 원서 뒤표지에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국내 번역책은 출판사에서 국내 전문가에게 추천사를 부탁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모두 대단한 전문가들이기에 이 책을 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했다. 순전히 영업적인 문구라는 생각을 했어야 한다. 아직도 이런 문구에 흔들리다니..


기억하고 싶은 문장

p.26. 마켓 5.0 시대는 세대 차이, 부의 양극화, 디지털 격차라는 세 가지 주요 해결과제를 배경으로 한다.

p.28. 마켓 5.0은 ‘고객 여정 내내 가치를 창출, 전달, 제공, 강화하기 위해 인간을 모방한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p.33. 차세대 기술은 마케터가 고객 예정 내내 가치를 창출, 전달, 제공, 강화해 줄 수 있게 돕는다. 목표는 원활하고 매력적인 새로운 고객 경험을 창조하는 것이다.

p.53. 기업은 현재를 위한 가치 창출 극대화와 미래를 위한 브랜드 포지셔닝 착수라는 두 가지 목표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한다.

p.131. 사람들은 고객 예정 내내 지속적인 참여를 원한다. 따라서 기업은 고객이 경쟁 업체로 가지 않도록 고객 경험을 꾸준히 개선하고 갱신해야 한다.

p.180. 차세대 기술인 AI, NLP, 센서 기술, 로봇공학, 혼합현실(AR과 VR), IoT와 블록체인은 인간의 능력을 복제함으로써 미래의 마케팅에 힘을 실어줄 것이다.

p.202. 로봇은 진정 멋지지만 사람은 따뜻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이 두 가지 장점을 결합한 것이 고객 경험의 미래가 될 것이다.

p.204. 이제 기업은 제품 자체보다 제품과 상호작용 하는 새로운 방식에 더 주목할 수밖에 없다.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열쇠가 제품이 아니라 고객이 제품을 어떻게 평가하고, 구매하고, 사용하고, 추천하느냐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고객 경험은 기업이 본질적으로 더 많은 고객 가치를 창출하고 제공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됐다.

p.240. 마케팅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목적은 결국 1:1 마케팅을 가능하게 하기 위함이다.

p.241. 시장을 미세하게 세분화하면 할수록 마케팅이 더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겠지만 실행하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다.

p.338. 인터넷에 상시 접속 상태인 고객은 언제나 자신의 니즈를 충족시켜줄 인터넷에 상시 접속 상태인 브랜드를 원한다. 말하는 모든 것이 원하는 순간 이루어져야 한다.


함께 읽으면 좋은 문헌   

필립 코틀러의 마켓 4.0: 4차 산업혁명이 뒤바꾼 시장을 선점하라, 필립 코틀러, 허마원 카타자야, 이완 세티아완 저, 이진원 역, 더퀘스트, 2017. | 원제 : Marketing 4.0: Moving from Traditional to Digital.

퀀텀 마케팅: 한계를 뛰어넘는 마켓 프레임의 대전환, 라자 라자만나르 저, 김인수 역, 리더스북, 2021.  | 원제 : QUANTUM MARKE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