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Tour2

[Book Briefing] 다크 투어

다크 투어, 김민주, 영인미디어, 2017.
어두운 역사의 흔적에서 오늘의 교훈을 얻는 여행은 어떤 여행일까?
그동안 수많은 여행을 다녔지만 ‘여행’ 자체에 대해 고민해본 적은 별로 없었다. 어린 시절부터 수학여행, 가족여행, 해외여행, 국내여행, 단체여행 등 누군가에 의해 규정된 여행을 다녀왔다. 생각해보니 나의 의지를 가지고 여행을 규정해본 적이 없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다크 투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그동안 다녀왔던 여행은 어떤 의미의 여행인지 돌이켜보게 되었다. 그리고 다크 투어와 브라이트 투어를 구분하게 되면서 여행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특히 신채호 선생이 “영토를 잃은 민족은 재생할 수 있어도 역사를 잃은 민족은 재생할 수 없다.”는 말씀을 숙연한 마음으로 몇 번 되뇌어 보았다. 역사책에서 배웠던 역사가 전부가 아님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 이면에 숨어있는 이야기를 찾아 나설 생각은 하지 못했었다. ‘다크 투어’는 바로 숨어 있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의 흔적을 그것도 어두운 흔적을 오늘 우리 앞에 생생하게 가져다준 선물이다.
종묘, 사직단, 경교장, 딜쿠샤, 경복궁과 건천궁, 경희궁, 덕수궁, 환구단, 도라산, 제3땅굴, 캠프 그리브스 등 이 책에서 소개된 다크 투어 사이트 몇 곳을 이전에 다녀 봤었다. 사실 관계는 대체로 알고 있었지만 깊이 새기지는 않았었다. 그때의 느낌과 이 책을 읽으면서의 느낌은 완전히 다르다. 역사의 흔적을 무심히 볼 때와 역사적인 의미를 부여할 때, 그것도 어두운 역사의 흔적을 찾아서 들여다보는 관점은 확연히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방대한 역사적 사실과 저자의 현장 경험까지 더해진 다크 투어 사이트에 대한 해석, 그리고 동서양을 아우르는 유사한 사례를 찾아 연결한 설명으로 대하소설을 읽는 것보다 더 흥미로웠다.
이 책은 여행책이 아니라 역사책이라고 단정 짓고 싶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흔적이 교훈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역사 공부를 해야 한다. 우선 책을 통해 역사를 알아야 한다. 그런데 그 역사의 의미를 모르겠다면 책을 덮고 현장을 찾아가야 한다. 어두운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교훈을 얻고자 한다면 책을 덮고 다크 투어를 시작해야 한다. 이 책이 훌륭한 가이드 역할을 해줄 것이다.

주요 내용
p.3. 다크 투어는 한 마디로 ‘인간이 저지른 과거의 어두운 현장을 찾아가서 오늘에 되살려보려는 시공간 여행’이다.
p.15. 다크 투어는 문화유산 관광의 성격과 역사 및 정신 측면의 교육관광의 성격이 커서, 지나친 상업적인 접근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킨다. 다크 투어는 무엇보다도 진정성 있게 접근되어야 한다.
p.305. ‘영토를 잃은 민족은 재생할 수 있어도 역사를 잃은 민족은 재생할 수 없다.’ 독립운동가 단재 신채호가 남긴 격언이다.
p.393. 아우구스티누스는 일찍이 “이 세상은 한 권의 책이며, 여행하지 않는 자는 그 책의 단 한 페이지만 읽은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p.393. 책은 앉아서 하는 여행이고, 여행은 움직이는 책이다. 지금까지 앉아서 이 다크 투어 책을 읽으며 상상의 나래를 펴는 여행을 했다면, 이제부터는 자리를 훌훌 털고 일어나 여행지를 찾아 떠나자.
p.394. 사실 다크 투어를 열심히 다니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러한 비극적인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구자룡

현재 밸류바인의 대표이며,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컨설팅, 조사연구, 데이터분석 그리고 강의와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그 동안 저술한 책으로는 '지금 당장 마케팅 공부하라', '마케팅 리서치', '한국형 포지셔닝', '공공브랜드의 전략적 관리', '시장조사의 기술' 등이 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켓 센싱 및 인사이팅을 통해 브랜드의 가치를 제고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