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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 칼럼]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선택하는 진짜 이유는?

글. 구자룡(밸류바인 대표/경영학박사)

마케팅은 소비자를 이해하고 시장을 파악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런데 이 간단한 원리를 실천하는 것은 말과 달리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조사 설문지에 응답자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는 문항을 개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소비자의 마음속에 있는 생각을 간단한 질문으로 응답을 받을 수 있는 정도는 이미 마케터가 알고 있는 수준의 내용이지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 예를 들어 펩시콜라와 코카콜라의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분명 펩시콜라의 선호도가 높았지만 실제 구매에서는 코카콜라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왜 그럴까? 이 문제에 의문을 품은 한 의대생에 의해 뉴로 마케팅이 시작되었다. 뇌 반응 또는 뇌 활성화의 차이 등 소비자들의 쾌락중추가 어떻게 활성화 되는가에 따라 실제 구매 선택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을 지배하는 사고에는 의식적인 관리적 사고와 무의식적인 습관적 사고가 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마케팅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의식적인 관리적 사고에 개입하고자 했다. 그러나 실제 브랜드나 제품을 선택하는 상황에서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이기 보다는 비이성적이고 불합리한 의사결정을 많이 한다. 앞에서 예로 든 바와 같이 펩시콜라에 비해 코카콜라 제품을 보는 순간 뇌가 보다 더 많이 활성화 되었다. 잠재의식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코카콜라에 뇌가 더 크게 반응한 것이다.
소비자들은 무의식적이고 습관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무엇인가가 있는데 그것을 알고자 시도된 것이 바로 뉴로 마케팅이다. 마케터는 이와 같이 소비자들이 무의식적으로 우리 브랜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즉, 습관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뉴로 마케팅은 습관적인 구매가 가능하도록 소비자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행동을 만들어 내기 위해 소비자들의 뇌 반응이나 뇌 활성화의 정도를 밝히고 이를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하고자 하는 것이다.

뉴로 마케팅으로 무의식의 소비자 마음을 읽어낸 사례

뉴로 마케팅은 소비자의 무의식 속에 있는 생각을 읽어내기 위해 주로 브랜드나 제품, 혹은 광고를 보여준 다음 뇌 혈류량을 측정하는 fMRI와 뇌파를 측정하는 EEG, 그리고 시선추적 등을 통해 뇌와 중추신경계의 활동을 기록하고 분석한다. 즉, 소비자의 뇌 속에 존재하는 쾌락중추(대뇌 측좌핵), 고통중추(뇌섬엽), 판단중추(전전두엽 피질) 등을 주로 관찰해 소비자의 심리를 분석한다.

실제 기아자동차는 fMRI를 통해 현재 사용중인 브랜드의 네임을 개발한 적이 있다. 바로 K7이 이렇게 개발된 브랜드이다. 소비자들의 뇌 반응이 가장 활발한 알파벳이 K, T, N, Y, Z 등이었으며, 이중에서 최종적으로 K를 선택했다. 이 K는 우연히도 기아의 K, 코리아의 K로도 설명될 수 있어서 더욱 쉽게 인지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출처 : pr.kia.com/ko/company/news/news/bx00001068.do

출처 : pr.kia.com/ko/company/news/news/bx00001068.do

 

아모레퍼시픽 역시 피실험자들에게 보여준 화장품 사진들이 fMRI 분석 결과 감각기억, 시각적 영상, 촉각적 경험을 담당하는 영역이 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한 후 색조화장품을 중점적으로 확대하는 의사결정을 한 바 있다. 일본의 혼다사는 fMRI를 이용한 실험으로 얼굴모양의 오토바이 디자인이 상대편 차가 오토바이의 존재를 발견할 가능성이 43%나 향상되는 결과를 얻었고 이를 이용하여 정면에서 봤을 때 마치 화가 난 사람의 얼굴과 같은 디자인을 한 오토바이를 개발한 바 있다.그 결과 오토바이 사고율을 낮추어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출처 :http://world.honda.com/automobile-technology/ASV/topic4/

출처 : world.honda.com/automobile-technology/ASV/topic4/

 

무의식적인 사고를 장악하는 브랜드가 최종 승리한다

소비자행동 전문가인 닐 마틴이 “무의식이 인간 행동의 98%를 지배한다.”라고 했듯이 소비자들의 무의식을 장악하는 브랜드는 승리자가 될 수밖에 없다. 코카콜라가 세계적인 브랜드가 된 배경에는 친숙하고 친근한 이미지로 각인되어 굳이 다른 콜라 브랜드와 가격을 비교하는 것과 같은 관리적인 사고를 할 틈도 없이 습관적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뉴로 마케팅은 소비자의 사고를 습관적인 사고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소비자의 잠재 의식속의 생각을 읽어내고 이를 신제품 개발, 브랜드 이미지 평가, 브랜드네이밍, 제품패키지, 그리고 광고 등 마케팅 전과정에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방법적인 측면에서는 아직 기계장비의 사용비용이 많이 들고 실험의 결과를 일반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결과물이 대부분이며, 전문가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어서 보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하지만 전문 지식과 기술은 조만간 높은 수준에서 일반화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으로 뉴로 마케팅을 활용하고자 노력할 필요가 있다. 또한 사회과학의 일반적인 특성으로 어떤 내용이 단순한 경우는 없으므로 뉴로 마케팅의 조사방법과 아울러 기존의 마케팅조사 방법을 결합하여 사용한다면 보다 정확하게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즉, 소비자가 말하는 것 보다는 소비자의 뇌가 말하는 것의 차이를 알아낸다면 보다 정확하게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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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룡

현재 밸류바인의 대표이며,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컨설팅, 조사연구, 데이터분석 그리고 강의와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그 동안 저술한 책으로는 '지금 당장 마케팅 공부하라', '마케팅 리서치', '한국형 포지셔닝', '공공브랜드의 전략적 관리', '시장조사의 기술' 등이 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켓 센싱 및 인사이팅을 통해 브랜드의 가치를 제고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