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마케팅 불변의 법칙(The 22 Immutable Laws Of Marke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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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리스, 잭 트라우트 저, 박 길부 역, 십일월출판사, 1994년 05월 01일 출간


글/구자룡 밸류바인 대표컨설턴트ㆍ경영학 박사

 

마케팅을 컨설턴트 관점에서 실무적으로 접근하여 한결 쉽게 풀어준 알 리스와 잭 트라우트의 이 책은 마케팅의 고전으로 불리는 <포지셔닝>과 함께 마케팅 분야의 대표적인 서적으로 시대를 관통하여 손색이 없는 매우 훌륭한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마케팅의 현상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 책은 1993년에 출간된 이후 여러 나라에서 지속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대단히 의미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들은 마케팅에 어떤 불변의 법칙이 존재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어떤 근원적인 힘과 조화를 이루면 성공하고 그렇지 않을 때는 실패한다는 것입니다. 잘 살펴보면, 제대로 성과를 거둔 마케팅은 언제나 시장을 지배하는 이 근원적인 힘과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 근원적인 힘은 인간이 어떤 식으로 인식하고 기억 하느냐와 그 흐름을 같이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무리 좋은 제품도, 엄청난 광고 공세도 이 근원적인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이름하여 이것을 불변의 법칙이라고 명명하여 소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마케팅은 제품이 아니라 인식의 싸움이다. 마케팅은 그런 인식을 다루어가는 과정이다’라는 저자들의 이러한 생각은 22가지 불변의 법칙 모두에 기본적으로 깔려 있습니다.

이 책을 처음 읽을 때는 한편으로 그렇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탁월한 통찰력에 놀라게 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불변의 법칙들 간에 상호 모순되는 점을 발견하고 혼란스러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두 번 아니 세 번 정도 읽으면 그러한 모순들이 마케팅에서는 당연한 현상일 수 있다는 인식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정도 된다면 이제 마케팅과 마케팅의 여러 현상들을 의심 없이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고전이라고 할 때는 적어도 한 책을 두 세 번은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으로 이해해도 좋을 듯 합니다.

이 책 역시 여러 번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소개된 사례들이 지금 시점에서 보면 너무 오래 전의 내용이고 우리나라 환경이 아니기 때문에 이해에 어려움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 자체의 의미는 대단한 통찰력을 제공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읽는 방법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책에서 소개되고 있는 사례와 비슷한 우리나라의 사례를 찾아보고 내 나름으로 해석해 보는 습관을 기르면 어떤 대상을 보다 객관적이고 분석적으로 볼 수 있는 부가적인 능력을 학습할 수도 있습니다. 이 책은 그런 관점에서 곰곰히 생각하면서 천천히 읽어야 되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불변의 법칙 몇 가지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첫째는 선도자의 법칙입니다. 이는 더 좋은 것보다는 맨 처음이 낫다는 것입니다. 마케팅에 있어서 기본적인 요소는 최초로 뛰어들 수 있는 영역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선도자의 법칙입니다. 예를 들면, 대서양을 처음으로 단독 횡단한 비행사의 이름은 찰스 린드버그라고 알 고 있지만 두 번째 횡단한 비행사 이름은 알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들은 선도자가 되기 보다는 후발자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들이 이미 알고 있듯이 어떤 영역에서 잠재고객들의 기억 속에 맨 먼저 자리를 잡은 브랜드는 대부분 선도적 브랜드들입니다.

– 둘째는 영역의 법칙입니다. 이는 어느 영역에 최초로 들어간 사람이 될 수 없다면 최초로 뛰어들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라는 것입니다. 모든 브랜드가 최초의 브랜드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잠재 고객의 기억 속에 맨 처음으로 들어가지 못했다면 맨 처음 들어갈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자는 것입니다.

– 셋째는 기억의 법칙입니다. 시장에 먼저 들어가는 것보다 기억 속에 맨 먼저 들어가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마케팅은 제품이 아니라 인식의 싸움이므로 시장보다는 잠재고객의 기억이 우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단순하고 기억하기 쉬운 이름을 찾아내는 것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리고 집중의 법칙이 있습니다. 마케팅에 있어서 가장 강력한 개념은 잠재 고객의 기억 속에 한 단어를 심는 것입니다. 가장 효과적인 단어는 단순하고 이득 지향적인 것입니다. 제품의 구조가 아무리 복잡하고 시장에서의 요구가 복합적이라고 하더라도 두 가지 이상의 단어나 이득보다는 한 단어나 한 가지 이득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언제나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이와 같은 마케팅 불변의 법칙들은 만고불변의 진리라고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시대적인 상황이 변하고 소비자들의 인식과 욕구가 달라짐으로써 얼마든지 법칙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만약 그렇다고 하더라도 마케터라고 한다면 적어도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22가지 법칙에 대해 우리 기업과 우리 브랜드에 적용 가능성과 타당성이 있는지 꼭 한번 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독서를 하는 것은 간접적인 경험을 쌓기 위한 측면이 다분히 강합니다. 물론 이론을 학습하고 사례를 통해 벤치마킹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이 책은 비록 간단하게 사례를 기술하고 있기는 하지만 마케팅의 법칙을 이해하는 데는 충분한 설명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평이한 서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마케팅을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개략적이나마 마케팅을 이해하고 성공적인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만의 마케팅 법칙, 아니 불변의 마케팅 법칙을 개발해 봅시다. 이미 세상에 소개된 전략은 더 이상 전략으로써의 가치가 없습니다. 또한 이미 제시되어 있는 불변의 법칙 또한 더 이상 가치가 없습니다. 즉, 우리만의 법칙을 만들어 잠재고객의 기억 속에 강력하게 인식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적인 마케팅 관점을 가져 볼 것을 권합니다. 우리 모두 성공적인 마케팅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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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룡

현재 밸류바인의 대표이며,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컨설팅, 조사연구, 데이터분석 그리고 강의와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그 동안 저술한 책으로는 '지금 당장 마케팅 공부하라', '마케팅 리서치', '한국형 포지셔닝', '공공브랜드의 전략적 관리', '시장조사의 기술' 등이 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켓 센싱 및 인사이팅을 통해 브랜드의 가치를 제고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