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레저경제학(leisure economy)
린다 나자레스 지음, 최성애 옮김, 한국트렌드연구소, 2008년 06월 30일
글/구자룡 밸류바인 대표컨설턴트ㆍ경영학 박사
최근 국내외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이 미래 시장의 변화를 예측하고자 많은 시도들을 하고 있다. 미래를 예측하고자 하는 목적은 앞으로 전개될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과 그러한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자 하는 측면이 강할 것이다. 특히 비즈니스 관점에서 본다면 미래 변화를 예측하여 미리 수요를 자극할 수 있고, 이는 해당 산업에서 선도력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전략적으로 사고하고자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켜줄 만한 책으로 레저경제학이 출간되었다. 저자인 린다 나자레스는 인구경제학에 조예가 깊은 경제전문가로 인구학적 변화가 새로운 경제 현상으로 나타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즉, 레저에서 그 해답을 찾고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여가 활동 및 여가 선용에 대한 많은 예측들이 있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저자는 특히 미국의 인구 변화를 중심으로 레저경제로 설명하고 있다.
시간 예속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레저경제의 도래
오랫동안 우리는 항상 시간에 예속되어 있었다(time-crunch economy). 우리는 그 동안 돈을 벌기 위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일에 우선순위를 두고 시간에 쫓겨 가며 생활해야 했다. 그 결과 현재의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이로 인해 우리의 삶은 상당히 피폐해지는 결과도 낳았다. 항상 빡빡한 일과표에 의해 삶의 여유를 가질 수 없었다.
저자는 여가에 비중을 두게 되는 레저경제(leisure economy)가 북미지역에서 발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 이유는 첫째 베이비붐 세대(1946~64년 출생자. 미국 인구의 다수를 구성하며, 향후 십년 전후로 은퇴의 기로에 선 사회 주도층. 교육을 잘 받았으며, 근면함)가 은퇴 후 여가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시간을 충족시킬 수 있는 경제 활동의 필요성이 대두되기 때문이다. 베이비붐 세대는 재산이 있으며, 수준 높은 교육을 받고, 사회의 주도 소비층이므로 은퇴 후의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둘째, 포스트 베이비붐 세대는 일보다 여가 선호 현상이 있기 때문에 여가 부분이 현재보다 비중 있게 다루어질 것이라고 한다. 이것은 포스트 베이비 붐 세대 중에서도 Y세대(1977~99년 출생자. 정보통신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는 시대에 태어나 신기술에 해박. 베이비부머 부모 덕분에 이전 세대에 비해 많은 혜택을 봄. 고학력)를 가리킨다. 저자는 Y세대에게 교섭력이 있다고 한다. 왜냐하면 이전 세대인 X세대(1965~76년 출생자. 정리해고가 트렌드인 경제 불황기에 사회에 진출하기 시작한 세대. 가족 중심적임)가 베이비붐 세대로부터 획득하기 시작한 여가 선호의 직장 분위기에서 일하며, 베이비붐 세대가 빠져 나가는 노동 시장에 유일한 대체인력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간소비자들에 의한 사회경제적인 변화
한편 레저경제를 형성할 것으로 예측되는 베이비붐 세대와 Y세대는 그 특징이 다를 것임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레저산업 측면에서 은퇴 후 주거지를 옮길 가능성이 있는 베이비붐 세대가 생각하는 주거지역과 일과 여가를 함께 생각해야 하는 Y세대의 주거지역은 다들 것이다. 다시 말해 베이비붐 세대는 영원히 떠나고, Y세대는 여가를 보내고 일터로 돌아와야 한다. 이 차이를 염두에 두고 경제 활동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저자는 여가에도 질이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근무시간에 컴퓨터로 게임이나 쇼핑을 하는 것, 퇴근 후 여가시간에 TV를 시청하는 것을 질 낮은 여가라고 정의했으며, 이에 반해 계획적이고 생산적인 활동은 수준 높은 여가라고 명명했다. 그리고 여가를 가진 자, 못가진 자로 나누어 질 수 있으며, 이는 하나의 부의 가치 판단 척도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이에 대한 사회적인 격차 해소와 정책적인 측면도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일은 고달픈 것이고, 그것은 경제적 조건이 충족되기만 한다면 일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고, 여가 생활에 지출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즉, 레저경제라고 표현할 정도로 여가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는 고된 일을 하며 시간에 쫒기는 사람들에게 여유가, 그들이 보여주는 생산성만큼이나 값지다는 것에서 기인한다. 이러한 생각은 경제성장에 어떠한 형태로든 영향을 줄 것이다. 무조건 좋다거나 나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므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할 것이다.
성공은 미래를 내다보고 미리 준비하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미래를 전망한다는 것은 쉬운 작업이 아니다. 불확실한 미래인 만큼 불확실한 예측이 되기 쉽다. 수많은 통계치는 미래 전망을 합리화시켜주는 도구로 사용될 수도 있음을 한편으로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그 반대적인 해석 또한 생각해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주장하는 레저경제의 도래를 전망한 사실은 깊이 있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즉 ‘미래가 이렇게 전망되는데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 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베이비붐 세대가 구매력 있는 집단이라는 사실에 맞추어 그들이 은퇴를 한다는 것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창출될 절호의 기회라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예를 들어보자.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 지난 삶을 되돌아보며 자신의 삶에 가치를 부여하는 일을 할 것이다. 그러한 결과는 많은 부분 책을 통해서 나타나게 될 것이다. 교육 수준이 높고, 사회적으로 지위가 있으며, 재산 또한 여유 있는 그들이기에 출판 사업 면에서 호황을 이룰 것이다. 기존 출판업계가 호황을 이룰지, 맞춤형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한 출판업계가 호황을 이룰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은 반드시 호황을 누리지 않을까.
그리고 노령화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자. 한때 일본에서는 교통사고율이 급증한 적이 있다. 그 이유는 반응속도가 느려진 노인들이 많은 사고를 냈기 때문이다. 미국이란 나라에서는 자동차가 필수적이다. 노인들이 레저경제를 즐기기 위해서는 자기가 원하는 곳으로 가기 위한 이동 수단이 필요하다. 인력을 고용하면 비용이 클 것이다. 렉서스 모델 중에 후방 주차가 가능한 모델이 있다.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할 즈음인 십년 후에는 자동운전이 가능한 모델이 나올 것이다. 십년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네비게이션이 일반화 되었듯이..
마지막으로 저자의 말을 인용하면서 미래의 시장을 읽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만일 당신이 인스턴트 제품을 만드는 사업을 하고 있다면, 품질보다는 속도가 생명인 시장을 대상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면, 이제부터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가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 책이 하나의 답을 제시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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