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마케팅 트래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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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욱 지음, 마젤란, 2010년 03월 02일


글/구자룡 밸류바인 대표컨설턴트ㆍ경영학 박사

 

마케팅, 해답은 현장에서 찾아라!

마케팅의 개념은 1960년 제롬 매카시라는 학자에 의해 4P’s 믹스가 정립된 이후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무려 50년이 지난 현재에 마케팅믹스를 중심으로 하는 논의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아직도 마케팅 교과서에는 너무나 당연하게 이러한 논의를 비판 없이 수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1980년대 이후 통합마케팅이 강조되어 왔으나 이 역시 무늬만 통합마케팅이지 실무에서는 실제적으로 요원한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
이제 더 이상 과거의 개념으로 마케팅을 설명하는 데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와 소비행태의 변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그리고 경영환경의 변화로 그 한계를 보이고 있다. 특히 마케팅 실무자들은 업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내용으로 기술된 책을 접하기 어려워 제대로 된 마케팅을 전개하고 싶어도 그렇게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이러한 시점에 등장한 『마케팅 트래블러』는 저자가 직접 현장을 발로 뛰어 획득한 정보와 마케팅 지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마케팅 방법을 제시하고 있어 그 동안 마케팅 서적들에 식상했던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를 살펴보자.

 

살아 있는 사례는 차별화 아이디어의 원천

마케팅에서 아마도 가장 중요한 단어를 이야기 하라고 한다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차별화’를 꼽을 것이다. 말은 참으로 쉽지만 막상 차별화를 위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려고 하면 너무나 막막해지는 경험을 한 적이 또한 있을 것이다. 특히 신제품을 기획하거나 경쟁사를 이길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오라는 주문을 받았을 때는 피를 말리는 시간들을 보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경우에 유용한 방법으로 벤치마킹을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여러 자료를 찾아보지만 이미 식상한 요소들만 눈에 들어오게 된다. 이유는 그러한 사례들이 너무나 오래 전에 정리된 사례여서 지금 시점에서는 그 의미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비록 최근 사례라고 할지라도 동종업종의 사례는 아무리 훌륭한 차별적 요소를 가지고 있지 않거나 더 이상 소비자들에게 차별적 혜택을 제공할 수 없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이 책에서는 그 동안 국내외에 소개된 적이 별로 없는 새로운 사례들이 많이 소개하고 있다. 예를 들면, 코카콜라에서 국내시장에 공급하고 있는 ‘글라소 비타민워터’의 사례가 있다. 이 브랜드는 국내시장에서 런칭할 때 팝업스토어, 준거집단 활용, 구전효과 등 이슈마케팅을 전개했다. 거대기업이 일반적으로 집행하는 마케팅 방식과는 사뭇 다른 접근방법을 취했다.

보통은 대대적인 전파광고와 인쇄광고를 통해 물량공세를 퍼붓는 방법이 가장 쉽고 명확한 방법이다. 그런데 글라소 비타민워터는 흔한 TV광고조차 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남의 트렌드 리더가 되고자 한다면 이 제품을 들고 다녀야만 된다는 즉, 한마디로 폼이 나는 아이콘 브랜드로 포지셔닝하려고 마케팅 프로그램을 전개했다. 그리고 실제 강남의 트렌드 리더들에게 아이콘 브랜드가 되었다.

이외에도 ‘올라 레스토랑’, ‘W저축은행’, ’EXR Team 106’, ’바바’, ‘라흐두뜨’, ‘레드 불’, ‘헝그리잭’ 등 국내외 시장에서 성공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있는 30여 개의 브랜드를 소개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사례들은 분석자의 관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도 있다. 그리고 아직은 시장 진입이 일천하여 객관적인 평가를 내리기에도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여 그 시장을 가장 잘 공략할 수 있는 마케팅 방법을 찾고 이를 전개하고자 했던 해당 브랜드의 전략적 접근방법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 주는 것으로 이 책의 가치는 충분히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마케팅 학습에는 실패사례가 필요하다

실제 마케팅을 전개하는데 있어서, 특히 경쟁우위를 달성하는데 있어서 성공사례보다는 실패사례가 더 유용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에서는 간과된 것 같아 아쉬운 부분으로 남는다. 마케팅에서는 동일한 방법으로 시장에 후발자로 진입해서 성공하기는 참으로 어려운 게 현실이다. 성공사례는 성공했던 방법만 알려주기 때문에 대단히 복잡한 의사결정을 필요로 하는 마케팅에서는 제한적인 정보로써의 의미 밖에 없다.

반면 실패사례는 따라해 볼 수 없는 안 되는 방법을 기본적으로 제공해 준다. 즉, 이렇게 하면 된다는 정보가 없다. 바로 이점이 실패사례의 묘미라고 할 수 있다. 안 되는 방법을 알았으니 이제부터 되는 방법을 찾아내면 경쟁사와는 매우 다른 차별적 혜택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해 줄 수 있다.

그러나 보다 큰 문제는 전세계 어디에도 마케팅의 실패사례를 분석한 책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출간된 <실패한 마케팅에서 배우는 12가지 교훈>이라는 책이 실패사례를 집중적으로 다룬 유일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마케터가 실패사례를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면 마케팅 기획을 하는데 더욱 풍부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고 의미 있는 아이디어를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의 저자와 같이 다양한 지역의 다양한 브랜드를 직접 발로 뛰어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다면 비록 전문 저술가가 아니더라도 유용한 실패사례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현재 하고 있는 사업에 도움이 될 실패사례를 개발해 보는 것도 상당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마케팅 현장은 문제해결의 열쇠

마케팅은 쉽게 생각할 수만 있다면 쉬운 방법이다. 마케터들은 마케팅을 복잡하게 얽혀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쉽고도 어려운 업무가 마케팅 업무이다. 그렇다면 어려운 업무를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대부분의 마케터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 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마케터의 니즈를 반영한 전개를 한다. 즉, 아직까지는 마케팅이 소비자 지향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락의자에 앉아서 마케팅을 하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마케팅 현장 속에서 소비자 지향적으로 마케팅을 전개해야 한다. 이렇게 할 수 있는 통찰력을 제공해 주는 곳이 바로 마케팅 현장이다.

마케팅 현장이라 함은 우리의 상품과 소비자가 만나는 곳이다. 이곳을 우리는 고객접점, 브랜드접점, 마케팅접점 등으로 설명한다. 바로 이 접점에서 마케팅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서를 찾아야 한다. 차별적 아이디어도 여기에서 찾아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먼저 소비자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그 속에서 소비자들의 표현되지 않은 잠재된 니즈를 찾아내는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사례들은 대부분 이러한 포인트를 찾아서 제시하고 있다.

마케터의 적극적인 역할에 의해 마케팅 성패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케팅은 소비자와 개발자를 연결하는 가교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 접점에 있는 마케터는 저자가 표현하고 있듯이 다가올 미래를 앞선 시차를 활용하여 현명하게 예측하고 그에 대응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보다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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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룡

현재 밸류바인의 대표이며,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컨설팅, 조사연구, 데이터분석 그리고 강의와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그 동안 저술한 책으로는 '지금 당장 마케팅 공부하라', '마케팅 리서치', '한국형 포지셔닝', '공공브랜드의 전략적 관리', '시장조사의 기술' 등이 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켓 센싱 및 인사이팅을 통해 브랜드의 가치를 제고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