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Briefing] 보이지 않는 영향력(Invisible Influence), 조나 버거(Jonah Berger)
보이지 않는 영향력(Invisible Influence), 조나 버거(Jonah Berger), 김보미 역, 문학동네, 2017.
글.구자룡 밸류바인 대표(경영학박사)
일상생활에서, 연구논문에서, 그리고 수많은 보고서에서 ‘영향력’ 혹은 ‘영향이 있다’, ‘영향을 받았다’ 등과 같은 표현들을 사용해왔다. 아마도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싶을 때 가장 좋은 인과관계의 표현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사실 영향력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었다. 왜 영향력이 보일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자신의 입장에서 볼 때는 영향력이 보였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나에게 있어서 공부를 하는데 많은 영향을 주신 이종영 교수님과 이명식 교수님, 사회생활과 직업 활동의 롤모델이신 김영한 대표님, 그리고 요즈음 주로 만남을 갖는 김민주 대표님, 맹명관 박사님, 최원식 박사님 등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나는 영향을 받고 있다.
하지만 개인 차원이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차원에서 보면 누가 누구에게 어떻게 영향력이 행사되고, 영향력을 미쳤는지를 알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마케팅에서, 소비자 행동에 대한 연구를 하면 당연히 이런 영향력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실험을 통해 검증해본 적은 없었다. 다만 그럴 것이다는 전제로 현업에 사용한 적이 많을 뿐이다.
이 책에서는 수많은 실험의 결과와 현실의 상황을 통해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보여 주었다. 그래서 간단하게 실험을 해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기농 가게에서 얼린 감귤 여러 박스를 입고 했는데 관심을 보이는 고객이 없다. 어떻게 해야 할까? 회원들이 가입되어 있는 소셜미디어(카카오스토리)에 3-4명 정도의 고객에게 미리 샘플을 제공(비공개)하여 맛을 보게 한 다음 주문을 올릴 수 있도록 한다면 어떨까 생각을 해 보았다.
여러 실험들이 소개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맨 처음에 의견을 표명한 사람이 결과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라고 한 의견에 상당 부분 공감이 되었다. 그래서 얼마 전 어떤 연구용역 수행업체 선정을 위한 심사 때 심사위원으로 참석하여 맨 먼저 의견을 제시해 보았다. 결과적으로 논쟁을 이끌어 내고 좀 더 공격적으로 심사가 되도록 하는데 영향을 미친 것 같았다.
앞으로 회의나 심사와 같은 공개적인 모임에서 가장 먼저 발언하여 토론 및 논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보자. 그리고 컨설팅이나 코칭 등 소비행동에 대한 마케팅 활동이 있을 때 보이지 않는 영향력에 대한 실험을 적극 도입하고 그 결과를 활용하자라고 다짐해 본다.
p.8. 삶의 거의 모든 부분을 통틀어 우리가 사회적 영향력을 받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영역은 딱 하나뿐이다. 바로 우리 자신이다.
p.20. 단지 노출 횟수 때문에 호감도가 상승한다는 개념은 언뜻 이상해 보이나 이는 수백 차례의 실험으로 실제로 증명되었다.
p.21. 사회적 영향력이 우리의 행동을 형성하더라도 우리는 그 증거를 제대로 보지 못한다. 어떤 식으로도 사회적 영향력을 인지하지 못하기에, 이를 없는 것으로 치부한다. 하지만 영향력을 인식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게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p.29. 사회적 영향력이 당신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생각은 틀렸다. ~ 우리는 모두 군중 속에서 혼자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말 그렇든 아니든, 그건 별개의 이야기다.
p.45. 다른 사람들의 행동은 무엇이 최선인지에 대해 통찰력을 준다.
p.53. ‘거울신경’이라고 알려진 신경세포. 다른 사람의 특정 행동을 볼 때면 직접 그 행동을 할 때와 동일한 피질 부위가 활성화됐다. 타인이 물체를 잡는 모습을 보면 우리가 직접 물체를 잡을 때와 같은 운동유발전위 혹은 근육이 움직일 준비가 되었다는 신호를 보내온다.
p.61. 모방은 친밀감을 불러일으켜 사회적 상호작용을 용이하게 만든다. 모방은 사회적 접착제처럼 우리를 결속시키고, 유대감을 형성한다. 누군가가 우리와 똑같은 방식으로 행동하면, ‘우리 대 그들’보다는 우리로 보는 상호연결적인 구도가 생긴다. 더 친밀하고 더 상호의존적인 관계가 형성된다. 이 모든 과정은 부지불식간에 일어난다.
p.67. 1990년대 중반 J. K. 롤링이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출간해 줄 곳을 찾아 헤맬 때, 출판사들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앞다퉈 그걸 출판하겠다며 달려들어야 했다. ~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롤링이 초고를 보낸 처음 열두 곳의 출판사에서 출간을 거절했다.
p.68.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출간되기 전 서른여덟 번이나 거절당했다.
p.68. <해리 포터>는 심지어 가까스로 출판되었다. 출판기획자가 딸에게 원고를 보여준 일로 상황이 달라졌다. 그 원고를 본 소녀는 몇 달 동안 계속해서 그 책이 훌륭하다며 아버지를 설득했고, 결국 그는 롤링에게 출판 제의를 하게 되었다.
p.76. 곡에 대한 한 사람의 선호가 다른 사람의 선호를 전적으로 바꾸기는 어렵다. 하지만 흐름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충분하다.
p.77. 공터 주차 실험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영향력은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한때 동일한 정체성을 가졌던 세계를 다른 방향으로 이끌었다. 수천 명의 선택을 통해 이 격차는 더욱 확대되어 완전히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p.78. 우리는 타인을 유용한 지름길로 활용한다. 일종의 필터로 말이다. 어떤 책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있다면 그 책의 내용을 훑어볼 가능성이 높다.
p.78. 타인을 따라 하는 것은 우리의 시간과 노력을 절약해주며, 우리가 좋아할 만한 무언가로 이끌 가능성이 높다.
p.82. 부모들이 무언가를 먹고 좋아하는 모습을 더 많이 볼수록 자녀들이 그대로 따라 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 모방은 삶의 유용한 도구이기도 하다.
p.83. 계약을 따내려고 하거나, 누군가에게 일을 시키려고 한다면, 혹은 사람들의 호감을 사려고 한다면, 상대방의 언어와 행동을 살짝 따라 하는 것이 좋은 시작법이다.
p.84. 맨 처음에 의견을 표명한 사람이 결과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p.84. 모든 사람이 그저 다른 사람을 따라가기만 하고 자신의 의견을 감춘다면, 집단적 지혜의 가치는 상실되어버린다.
p.85. 반대 의견을 고취하기 위해, 어떤 관리자들은 일부러 한 사람에게 계속해서 반대 의견을 내라고 지시한다. 이는 특이한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발언하게끔 북돋워줄 뿐만 아니라 다른 대안적 관점을 불러일으킨다.
p.89. 우리는 스스로 내린 선택의 중심에 자기 자신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선호, 편애, 그리고 내적 호불호 때문에 그런 선택을 했다고 믿는다. 하지만 우리가 고른 음식부터 사용하는 언어와 상품에 이르기까지 타인은 우리에게 놀라운 영향력을 행사한다.
p.108.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하는 유일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지는 않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똑같이 행동하면 그와는 다른 뭔가를 찾게 된다.
p.116. 첨단 기술을 택하는 사람들에게 최신 기기는 단순한 작업 도구가 아니라 차별화의 도구이다. 자신이 남들보다 앞서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법이다.
p.120. 차별화는 정체성 확립을 돕는다. 이는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사람이 아닌지 정의하기 때문이다.
p.121. 차별화 욕구 때문에 사람들은 조금 더 특별하게 느끼게 해주는 선택에 중점을 둔다. 비록 실제로는 똑같은 선택이더라도 말이다.
p.132. 누군가가 좋아하는 대중적인 상품이나 브랜드를 어떤 사람들은 꺼린다. 또한 어떤 이들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자신만의 모습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만 어떤 이들은 가능한 한 중도를 지키는 것에 만족한다.
p.133. 문화적 차이 또한 영향을 미친다. 미국에서는 “삐걱거리는 바뀌가 기름칠당한다”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튀어나온 못이 망치질당한다”라는 속담이 유명하다.
p.139. 사회적 영향력은 유사성과 차별성 양쪽 모두에 작용한다. 이는 우리로 하여금 타인을 모방하게도 타인과 구분 짓게도 한다. 그렇다면 어떨 때 모방하고 어떨 때 구분 지으려 할까? 그 구분은 많은 경우 대상이 누구냐에 달려 있다.
p.150. 신호는 쉬운 지름길을 제공한다. 의사결정을 단순화하는 방법 말이다. 우리는 어떻게 옷을 입는가, 어떻게 말하는가, 무슨 차를 모느냐 같은 관찰 가능한 특징을 관찰하기 힘든 특징의 단서로 이용하고, 그가 맥주 한 잔을 함께하거나 저녁을 같이 먹기에 즐거울 만한 사람인지를 살핀다.
p.159.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하는가, 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행동하는가를 신경 쓸 뿐만 아니라, 그 사람들이 누구인지도 신경 쓴다.
p.164. 사람들은 정체성이 오인되거나 원치 않는 방향으로 전달되는 일을 피하기 위해 남과 다르게 행동한다.
p.174. 차별화는 언제 더 자주 발생하며 왜 발생하는 것일까? 차별화 자체의 본질과 마찬가지로 해답은 정체성을 전달하느냐에 달려 있다. 어떤 선택은 다른 것보다 더 많은 정체성을 표현해준다.
p.188. 가격과 브랜드 노출 간의 관계는 정비례한다기보다 오히려 역 U자형에 가까웠다.
p.190. 요란한 신호는 확인하기 더 쉽지만, 그 결과 외부인들이 가로채거나 따라 할 가능성도 더 크다.
p.203. 브랜드의 상징을 덜 두드러지게 만듦으로 버버리는 고품격을 유지하면서 버버리의 이미지만을 원하는 어중이떠중이들을 쫓아낼 수 있었다.
p.224. 비슷한 것들이 더 좋아 보이고 더 좋게 들리는 것은 어느 정도는 친숙함 때문이다. 무언가를 전에 본 적이 없다면, 당신의 뇌는 그것을 더 쉽게 처리한다. 무엇을 본 건지에 대해 많은 작업을 거칠 필요가 없고 이렇게 절감된 노력은 친숙함으로 해석되는 긍정적인 감정으로 이어진다.
p.229. 사람들은 친숙함을 좋아하면서도 참신함을 바라는 상충되는 욕구를 가진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극을 선호한다. 새로운 것, 독창적인 것 그리고 경험해보지 않은 것을 선호한다.
p.233. 단순한 것이 관심을 빨리 끌 수는 있지만 빠르게 지루해지는 반면, 비교적 복잡한 것은 흥미를 끌기까지는 오래 결려도 더 오래 지속되는 매력이 있다.
p.235. 감정적 반응은 보통 골디락스(goldilocks) 효과 또는 역 U자형 궤도와 유사하다. ~ 너무 새로운 것은 익숙하지 않다. 너무 익숙한 것은 지루하다. 하지만 그 중간은 아주 알맞다.
p.248. 우리는 모두와 똑같아지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남과 다르고 개성 넘치고자 한다. 대중과 우리를 구별 짓게 해주는 것들을 좋아한다.
p.249. 브랜드는 정체성과 관련되는 속성이다. 이는 사회적 정체성에 관한 정보를 드러내며, 그 브랜드를 입은 사람의 선호도를 보여준다.
p.255. 기술이 아닌 디자인이 사람들의 구매욕을 불러일으키는 차별성을 만들어낸 것이다. 기술은 절대 독단적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디자인과 기술의 조합으로 소비자 인식이 형성되고 혁신을 최적으로 독특하게 보이게 하려면 이렇게 조합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p.269. 타인의 존재가 성과에 도움이 되는지 방해가 되는지를 좌우하는 것은 과제의 복잡성이다.
p.303. 누군가를 고용하거나 후원금을 모을 때 혹은 에너지를 절약할 때, 사람들은 로봇처럼 합리적이지 않다. 다른 사람과 비교했을 때 내 위치가 어디인지가 동기에 영향을 미친다.
p.315. 골디락스처럼 우리는 극단적인 선택은 회피한다. 적당히 비슷한 대상을 좋아해서, 딱 적당하다 싶을 정도로 신선함의 매력을 익숙한 편안함과 조화시킨다.
p.317. 우리 모두는 본질적으로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인식하든 못 하든, 다른 사람들은 우리의 거의 모든 행동에 미묘하면서도 놀라울 정도로 영향을 미친다. 우리 삶에 있어서 사회적 영향력은 강한 만큼 조용하다. 우리가 볼 수 없다고 해서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 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