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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팩트풀니스(FACTFULNESS), 한스 로슬링, 2019.

팩트풀니스(FACTFULNESS), 한스 로슬링(Hans Rosling), 올라 로슬링, 안나 로슬링 뢴룬드, 이창신 역, 김영사, 2019. 

글. 구자룡/밸류바인 대표컨설턴트(경영학박사)

‘사실충실성(factfulness)’. 나는 얼마나 사실에 충실하고 있을까? 갭마인더 테스트를 해본 결과 나 역시 침팬지(정답을 고를 확률 33%)를 이기지 못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세계 각국의 다양한 직업군에서도 비슷한 상황이라 위안을 받을 수도 있지만 세계의 주요 이슈에 대한 이해가 낮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적어도 지식인 행세를 하면서 무관심에 가까울 정도로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하나하나를 아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왜 그런 인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를 고스란히 안고 있다는 생각에 팩트풀리스에 대해 더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과도한 극적인 세계관’을 추구하면 할수록 더욱 왜곡할 수 있다는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겠다.  

“오해를 추적해 찾아내고 다른 것으로 대체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데이터다. 데이터를 보여주고 그 이면의 현실을 설명해야 한다.”, “수치 없이는 세계를 이해할 수 없으며, 수치만으로 세계를 이해할 수도 없다.” 이 문장들을 내 식으로 해석하면 세상은 데이터로 되어 있는데 눈에 보이는 것만 보지 말고 눈에 보이지 않는 이면의 의미를 찾아보라는 것이다. 즉, ‘통찰’ 해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싶다. 우리 주변에 수많은 데이터가 있는데 그 데이터 속에 숨어 있는 의미를 찾아야 한다. 본질을 꿰뚫는 센싱과 통찰은 개인의 역량이자 생존과 성장의 요체이다. 빅 데이터 시대를 맞이하여 데이터 리터러시 즉 데이터를 읽고 분석하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더욱 요구되는 시점에 데이터에 대해 통찰을 얻을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국내 상황과 겹쳐지는 부분에 고심이 컸다. 데이터와 팩트에 대한 안타까운 현실에 직면하면서 왜 그럴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동안 국내에는 많은 괴담들이 우리 사회를 혼란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었다. 과거 한미 FTA 체결, 광우병 사태, 제주도 해군기지, 그리고 최근의 세월호, 사드 사태, 탈원전, 태양광 발전, 4대 강 보 해체 등. 모두 팩트가 아닌 과도한 극적인 세계관으로 활동가, 정치가 등 주장자가 얻고자 하는 이득을 위해 남용하고 왜곡시켰다고 생각하는 사건들이다. 데이터 리터러시가 약한 사람들을 현혹해서 정치적 이득을 본 몇몇 사람들로 인해 대한민국의 근간이 흔들린다면 이는 결코 기대하는 바가 아닐 것이다.

한스 로슬링은 “악당을 찾지 말고 원인을 찾아라”라고 했다. 세월호 침몰사건을 돌이켜보면 우리는 모두 아직도 악당을 찾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원인을 찾아야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는데 그 침몰의 원인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 지금도 그 원인에 대한 시스템 개선 없이 선박은 운행되고 있지 않나 걱정이 된다. 한스 로슬링은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요청하는 과장된 데이터 표현을 거절하기도 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전 세계가 고통받을 수도 있는 현안에 대해 좀 과장된 표현을 해도 손해 볼 사람은 없고 이득을 얻을 많은 사람들이 있을 수 있는 사안에서도 결코 데이터를 왜곡해서 트렌드를 팩트로 오인하게 하지 않아야 한다는 한스 로슬링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주요 내용> 

p.27. 과도한 극적인 세계관 

P.27. 세상은 해를 거듭하며 조금씩 조금씩 나아진다. 모든 면에서 해마다 나아지는 게 아니라, 대체로 그렇다. 더러는 거대한 도전에 직면하지만, 이제까지 놀라운 진전을 이루었다. 이것이 사실에 근거한 세계관이다. 

p.27. 세계관이 잘못되면 체계적으로 잘못된 추축을 내놓는다. 

p.61. 평균은 분산(서로 다른 숫자가 흩어진 정도)을 하나의 숫자에 숨김으로써 오판을 불러온다. 

p.66. 통계는 정치적 이유로 곧잘 극적인 방식으로 사용되지만, 그래도 여전히 현실을 이해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p.68. 높은 건물 꼭대기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땅에 가까운 자그마한 건물들의 높이 차이를 제대로 식별하기 어렵다. 모두 작게 보일 뿐이다. 

p.69. 오해를 추적해 찾아내고 다른 것으로 대체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데이터다. 데이터를 보여주고 그 이면의 현실을 설명해야 한다. 

p.76. 나는 데이터를 절대 100% 신뢰하지 않는다. 불확실성은 늘 어느 정도 있게 마련이다. 이 경우에도 수치는 얼추 맞겠지만, 작은 차이에 근거해 속단해서는 안 된다(통계 전문가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한 가지 훌륭한 일반 원칙은 차이가 10% 정도로 근소할 때는 속단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p.85. ‘세계 건강 도표’. 건강과 뷰를 나타내는 세계지도인 셈이다. 각 나라는 하나의 물방울로 표시되고, 물방울 크기는 그 나라의 인구를 나타낸다. 가난할수록 왼쪽, 부유할수록 오른쪽에 있고, 건강할수록 위쪽, 허약할수록 아래쪽에 있다.

<Gapminder World Poster 2015> 

p.94. 이런 세계적인 발전은 창문 밖을 내다본다고 알 수 있는 게 아니다. 저 멀리 떨어진 곳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하지만 관심을 가지고 주의를 집중하면 알 수 있는 실마리가 있다. 가만히 들어보라. 아이가 기타나 피아노를 연습하는 소리가 들리는가? 그 아이는 익사하지 않고, 음악을 연주하는 기쁨과 자유를 만끽하는 중이다. 

p.148. 세상의 온갖 정보를 모두 흡수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우리가 지금 어떤 부분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어떻게 선택했는가, 그리고 지금 어떤 부분을 무시하는가 하는 것이다. 우리가 받아들일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은 이야기가 있는 정보, 즉 극적으로 들리는 정보다.  

p.169. 중요하고 우려스러운 일을 조사할 때는 완벽한 데이터보다 최신 데이터를 되도록 빨리 수집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지 않으면 테러가 증가 추세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겠는가? 

p.172. 공포는 우리가 가장 무서워하지만 위험하지는 않은 것에 주목하게 하고, 실제로 매우 위험한 것은 외면하도록 한다. 

p.182(275, 286). 수치 없이는 세계를 이해할 수 없으며, 수치만으로 세계를 이해할 수도 없다. 

p.185. 비율을 왜곡하지 않으려면 두 가지 마술 도구만 있으면 된다. 비교와 나누기다. 

p.185. 하나의 수만으로도 의미 있다고 믿으면 절대 안 된다. 수가 하나라면 항상 적어도 하나는 더 요구해야 한다. 그 수와 비교할 다른 수가 필요하다. 

p.186. 유니세프가 2016년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420만 명의 아기가 죽었다. 그런데 그 전해에는 440만 명이었고, 또 그 전해에는 450만 명이었으며, 1950년에는 1440만 명이었다. 이렇게 비교하면 그 끔찍한 수가 갑자기 적어 보인다. 사실 관련 데이터를 측정한 이래 가장 적은 수치다.  

p.208. 많은 사람이 인정한 문제 있는 일반화를 고정관념이라고 한다. 

p.213. 사업 계획을 전략적으로 세우는 사람이라면 사실에 근거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미래의 고객을 찾아야 한다. 

p.220.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주된 요소는 종교나 문화, 국가가 아니라 소득이라는 점이다. 

p.226. 누군가가 사례를 달랑 하나만 내놓고 집단 전체에 대해 결론을 내리려 한다면, 그에 해당하는 예를 더 제시하라고 말해야 한다. 아니면 상황을 뒤집어서 반대 사례 하나가 나오면 정반대 결론을 내리겠느냐고 물어봐야 한다. 

p.257. 늘 새로운 데이터를 받아들이면서 지식을 신선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p.273. “아이에게 망치를 주면 모든 것이 못으로 보인다”는 말이 있다. 가치 있는 전문성을 지닌 사람은 그 전문성을 활용할 곳을 찾고 싶어 한다. 그래서 전문가는 더러 어럽게 얻은 지식과 기술을 본래의 활용 영역을 넘어선 곳에도 적용할 방법을 고민한다. 

p.273.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해법은 없다. 따라서 세계를 다양한 시각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p.273. 데이터에도 한계가 있다. 나는 데이터가 수치 이면의 현실, 즉 인간의 삶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때만 데이터를 좋아한다. 

p.316. 악당을 찾지 말고 원인을 찾아라. 문제가 생기면 비난할 개인이나 집단을 찾지 마라. 나쁜 일을 애초에 의도한 사람이 없어도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라. 그리고 그 상황을 초래한, 여러 원인이 얽힌 시스템을 이해하고 개선하는 데 힘을 쏟아라. 

p.335. 문제가 다급하게 보일 때 맨 처음 할 일은 늑대라고 외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정리하는 것이다. 

p.337. 데이터는 진실을 말하는 데 사용해야지, 아무리 의도가 좋아도 행동을 촉구하는 데 사용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