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페블비치Pebble Beach Resorts On The App Store 2018 10 31 22 57 12

[구자룡의 본질을 꿰뚫는 마케팅] 완벽한 디지털 고객 경험을 제공하라

[구자룡의 본질을 꿰뚫는 마케팅] 완벽한 디지털 고객 경험을 제공하라

글. 구자룡/밸류바인 대표컨설턴트(경영학박사)

최근 리모델링을 마치고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새롭게 정립하고 있는 어느 특급 호텔에서 연락이 왔다. 호텔 내에는 다양한 접객시설이 있고, 그곳에서 근무하고 있는 서비스 접점 직원들에게 호텔 업계는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교육을 하고자 했다. 아마도 비즈니스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접점 직원까지 대응의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감지를 통해 패러다임 변화를 위한 기초를 다질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이미 디지털이 지배하는 사회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거의 모든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고 언제든 온라인에 접속할 수 있는 대기 상태에 있다. 초연결이 이루어지고 초지능을 갖춘 소비자를 대응해야 하는 기업들은 어쩌면 이런 변화에 대응할 준비가 미흡하지 않나 생각된다. 

소비자들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스마트폰을 켜고 날씨를 검색하고, 지도 앱을 이용하고, 내비게이션의 도움을 받는다. 인공지능 스피커로 전화를 걸고 음악을 틀어 노래를 듣는다. 맛집을 검색하고 모바일로 친구에게 선물을 보낸다. 그리고 스마트폰을 손에 닿을 위치에 두고 잠을 청한다. 

이런 일상의 연속선상에 우리들이 놓치고 있는 것은 바로 데이터다.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사용하는 모든 순간들은 디지털의 연속이고 데이터로 남는다. 다만 이 디지털 환경을 내가 만들지 않았고 이 데이터를 내가 수집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나에게는 아무런 의미를 가져다주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누군가는 이런 디지털 데이터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기도 하고 누군가는 비즈니스 혁신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도 한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 고객의 디지털 경험이 쌓여가고 있다.

2016년 초에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을 여행하면서 17 마일 드라이브와 골프장으로 유명한 페블 비치 리조트(Pebble Beach Resorts)를 아날로그 방식으로 여행한 적이 있다. 매년 15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방문하지만 운전자가 이 여정을 경험하는 방식은 2017년 이전까지는 전형적인 아날로그 방식이었다. 드라이브 코스 입구에서 통행요금을 지불하고 종이 지도 한 장을 받아 자유롭게 돌아다니면 된다. 

△ 페블 비치 리조트 안내 지도

단, 페블 비치의 고급 레스토랑, 리테일 매장, 헬스클럽, 스파 등 각종 편의 시설을 이용하는 데는 여러 불편이 따랐다. 이를 해소하고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페블 비치는 IBM과 파트너 관계를 맺고, IBM 왓슨(Watson)을 이용하여 손님 및 방문객에게 17 마일 드라이브의 숨겨진 명소들을 적절하게 알려줄 수 있는 디지털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저녁은 어디서 먹을까?” “맥주 마시기 괜찮은 곳은 어디지?” “딸에게 줄 선물을 살만한 곳을 알려줘”라고 친구에게 조언을 구하듯이 질문을 하면 앱에서 적절한 곳을 찾아주고 도움을 제공해 준다. 그 과정에서 고객의 정보를 고스란히 수집하고 분석하여 다음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빅 데이터와 인공지능의 결합에 의한 디지털 마케팅이 실현되는 것이다. 

△ 페블 비치 리조트의 스마트폰 앱

페블 비치의 리테일 부문 임원인 케빈 카카로(Kevin Kakalow)는 “우리는 고객에게 페블 비치에서의 추억을 완벽하게 만들어 줄 상품을 제공하게 됐습니다”라고 했다. 이제 페블 비치는 연간 150만 명의 고객이 누구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먹고 싶은지, 무엇을 구매하고 싶은지 등에 대한 정보를 갖고 고객의 경험을 완벽하게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에 접촉하게 된 모 호텔은 20여 개의 접객시설을 갖춘 국내 최고라 자부할 수 있는 곳인데 고객이 누구이고, 무엇을 좋아하며, 얼마나 자주 방문하는지 등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을 현장 방문으로 바로 알 수 있었다. 

그곳도 스마트폰 앱에서 회원 가입을 하고 숙박과 식당 예약을 할 수 있고 멤버십 관리도 되고 있었다. 다만 편리한 호텔 이용을 제시하고는 있지만 이는 아날로그 상태에서 안내하던 것을 스마트폰으로 옮겼을 뿐 고객의 데이터를 활용하고 제안하여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는 수준까지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었다. 고객에게 완벽한 추억을 만들어 줄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디지털 전환을 통해 고객의 경험을 어떻게 충족시킬 수 있을지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는 디지털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기업과 제공하지 못하는 기업으로 양분될 것이다. 생존하느냐 아니면 퇴출당하느냐의 기로에 서있는 것이다. 과거에도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밀려올 때 수용하고 도입하여 선도력을 만들어 간 기업이 있는 반면에 관망하고 머뭇거리다 시장에서 사라진 기업들도 있었다. 물론 이런 변화에 대응한다고 영원히 선도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장은 언제나 변하기 때문이다. 단지 지금은 디지털 고객 경험을 완벽하게 제공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일 뿐이다.


위 칼럼은 주간지 이코노믹리뷰 973호(2019.07.24/온라인 승인 2019.06.27)에 게재되었습니다.

http://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3661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