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장소의 재탄생 : 홍대앞에서 런던까지
박상훈 , 장동련 지음, 디자인하우스, 2009년 07월 15일
글/구자룡 밸류바인 대표컨설턴트ㆍ경영학 박사
명소를 만드는 플레이스 브랜딩 – 장소의 재탄생
우리에게 장소(플레이스)는 무엇인가?
우리가 태어나고 자라고 돌아다니고 배우고 여행하고 투자하는 바로 그 곳을 일반적으로 장소(플레이스)라고 한다. 장소라는 개념은 제한적인 어떤 공간으로 협소하게 생각될 수 있다. 플레이스는 구체적인 어떤 공간 즉, 홍대앞, 신촌 등과 같은 공간을 지칭하기도 하지만 넓은 의미로는 서울, 런던, 나아가서는 국가까지 포함할 수 있는 의미로 사용된다.
이런 플레이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는 바로 글로벌 환경이 특정의 플레이스 이미지에 의해 다양한 비즈니스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관광과 투자적인 관점에서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잘 모르고 있었지만 이미 우리들 대부분은 부동산 투자를 할 때, 창업을 할 때, 입시학원을 선택할 때 이러한 플레이스를 고려했을 것이다.
그래서 플레이스가 그 지역, 그 국가의 경쟁력을 높여 주고 그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삶의 질과 투자 이익, 그리고 자부심을 일으키는 가치요소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다.
물론 플레이스의 가치는 자연스럽게 형성된 측면이 있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누군가의 의도에 의해 형성되기도 한다. 전자는 역사성과 자연환경이 주는 혜택이고, 후자는 특정의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지며 나중에는 전자와 같은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다.
만약 누군가의 의도에 의해 플레이스의 이미지와 가치를 형성하게 하는 브랜딩 방법을 알게 된다면 내가 사는 플레이스를 더욱 가치 있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문제에 대해 주목한 저자들이 ‘장소의 재탄생’이라는 책을 통해 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중의 한분인 박상훈은 글로벌 브랜딩 회사의 한국법인 CEO이고, 또 다른 한분인 장동련은 다양한 국가와 도시를 방문하여 문화적 경험을 한 디자인교수로써 이 두 분이야말로 플레이스 브랜딩에 대해 안내해 줄 적임자라고 생각한다.
브랜딩 관점에서 플레이스 들여다보기?
먹고살기 힘들었던 때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못했던 플레이스가 매우 중요한 무형의 자산으로 다가오고 있다. 물과 공기가 소중하다는 것을 느끼는 것처럼 플레이스가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특히, 국가경쟁력, 도시경쟁력 차원에서 전세계적으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스페인의 빌바오는 침체된 산업도시에서 매력적인 문화도시로 플레이스 브랜딩을 한 대표적인 성공사례에 해당 된다.
경영적인 관점에서 플레이스를 본격적으로 다룬 것은 필립 코틀러 교수가 저술한 플레이스 마케팅(번역서 : 내고장 마케팅)이지 않나 생각한다. 플레이스 마케팅에서는 특정의 플레이스를 마케팅의 대상으로 고려했다. 이점이 공공행정분야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개념이었지만 민간분야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주장이었다. 이 개념은 1990년대 후반 민선 단체장들이 지역발전을 위한 정책과 업적 제고를 위해 도입하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었다. 하지만 플레이스 마케팅은 기업경영의 마케팅과 달리 지방행정이라는 고유 업무와 공무원들의 저항, 그리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 의해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플레이스를 마케팅 관점이 아니라 브랜딩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는데 이 책에서는 이점을 강조하고 있다. 플레이스를 브랜딩의 대상으로 본다면 기존 마케팅에서 전개해 왔던 방식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전략적인 브랜딩 계획을 세우고, 브랜드 아이덴티티 요소(컨셉, 포지셔닝, 슬로건, 로고 등)를 개발하여 일관된 커뮤니케이션을 전개함으로서 플레이스의 경쟁력을 제고 하여 거주지, 관광지, 투자처로써의 매력을 제공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플레이스의 가치를 창출하는 플레이스 브랜딩
먼저 거주지로서의 플레이스 브랜딩은 사람, 도시, 국가를 전반적으로 고려하는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실행되어야 한다. 거주지는 살고 있는 사람들의 경제력, 학력, 생활수준, 라이프스타일, 삶의 철학까지도 상징적으로 드러내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한다. 거주지의 이미지는 자연 발생적으로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계획적으로 형성될 수도 있다. 서울의 북촌, 그리고 미국의 베버리힐스, 파주의 헤이리마을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관광지는 이제 도시, 지역, 국가의 한 요소로 세계를 대상으로 판매할 필요가 있는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관광지 브랜딩은 국가 브랜딩의 하위 개념이지만, 실제적으로 관광브랜딩은 국가브랜딩과 비슷한 개념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전개하고 있는 ‘코리아 스파클링’이라는 관광슬로건이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그리고 플레이스는 이제 물리적인 공간 개념을 뛰어넘어 가치가 창출되는 곳, 긍정적인 이미지가 생산되는 곳, 미래의 가능성과 잠재력이 배양되는 곳으로 자리매김 되면서 엄청난 경제적 이익을 만들어내는 투자의 대상이 되고 있다. 투자 가치가 있는 플레이스가 많은 국가는 국가경쟁력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국가브랜드 자산가치도 높아진다. 아일랜드는 사업하기 편리한 환경을 적극적으로 조성해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과 같은 투자자들을 성공적으로 유치한 대표적인 나라이다. 국내의 경우 파주 LG디스플레이 산업단지가 있다.
가치 있는 플레이스를 만들기 위한 플레이스 브랜딩
보다 넓은 시각으로,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플레이스 브랜딩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플레이스 브랜드를 총체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먼저 다양한 이해당사자의 요구를 총체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플레이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경로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총체적인 관점에서 해석되고 개발 및 관리 되어야 한다.
플레이스 브랜딩의 성공 사례로 가장 많이 손꼽는 뉴욕의 경우 이질적이고 대립적인 것들이 나름대로 조화를 이루며 ‘뉴욕’이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력한 플레이스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먼저 현재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플레이스와 관련된 이해당사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읽고 플레이스 브랜딩의 타겟을 명확하게 설정해야 한다. 그리고 플레이스의 어떤 가치를 강조할 것인가, 어떤 가치를 적극적으로 발굴할 것인가, 어떻게 핵심가치를 구조화 할 것인가, 어떻게 메시지에 통일성을 부여할 것인가에 대해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즉, 브랜드 아이덴티티 요소를 정교화 할 필요가 있다.
플레이스 브랜딩 역시 일반적인 기업 브랜딩 및 제품 브랜딩과 별로 다르지 않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공공부문 만의 독특성으로 인한 차이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플레이스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와 관심, 그리고 방법론이 필요하다. 나아가 최고의사결정자의 마인드가 어떤가라는 문제가 매우 중요하며, 내부 구성원뿐만 아니라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지속적으로 플레이스를 브랜딩 하고자 하는 일관성을 유지해야 성공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안내 역할을 이 책은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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