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트렌드] 이제는 입소문(口傳)이 아니라 손소문(手傳)의 시대?
글. 구자룡(밸류바인 대표/경영학박사)
2012년 한해의 시작과 끝이 가장 극명하게 달랐던 한 사람, 한국인의 한 사람에서 세계적인 스타가 된 사람, 바로 싸이(PSY)이다. 이제는 누구나 다 아는 뮤직비디오 ‘강남스타일’을 만든 싸이는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잘 들어낸 음악과 말춤으로 전세계에 바이러스를 퍼트렸다. 현재 유튜브 조회수는 무려 13억 회를 넘겼다.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그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는 점에서 가장 성공한 바이럴 마케팅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바이럴 마케팅은 바이러스가 될 콘텐츠가 필요하고, 이를 전파할 매체가 있어야 한다. 물론 재미있고 쉽고 독특해야 강력한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이를 접한 사람들이 쉽게 공감하고 호감을 가질 수 있어야 주변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버즈(소문)를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콘텐츠를 실어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한데, 우리 사회는 이미 너무나 잘 발달된 소셜미디어를 갖고 있다. 블로그, 카페,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핀터레스트, 인스타그램, 지식인, 카카오톡 등 인터넷과 모바일을 기반으로 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인해 과거와는 달리 매우 빠르게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과거에는 누군가에 의해 의도적으로 전파하는 작업을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몇 사람은 돈으로 움직일 수 있지만 수백만, 수천만의 사람을 돈으로 움직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소문의 근원지인 콘텐츠가 중요한 이유이다. 강남스타일은 바로 이러한 조건을 잘 갖추고 있었고 이미 갖추어진 인프라를 적절하게 잘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인 것이다.
이와 같은 바이럴 마케팅의 고전은 1996년 핫메일(Hotmail) 사용자가 이메일을 보낼 때 핫메일 홈페이지의 URL 링크를 달아서 홍보했던 방법에서 찾을 수 있다. 핫메일은 18개월 만에 고객 수를 1,200만 명으로 늘렸는데 이는 그 당시의 기준으로 본다면 참으로 대단한 성과였다. 즉, 핫메일로 이메일을 받는 사람은 친구나 동료가 이미 고객이고 사용할 만한 제품으로 소개해 주었기 때문에 그것을 받아들이기 쉬웠고 또한 이를 주변사람들에게 쉽게 다시 전파할 수 있었다. 바이럴 마케팅의 핵심이 여기에 있다.
바이럴 마케팅으로 퍼스널 브랜딩을 하자
기업에서 바이럴 마케팅을 하겠다고 사람을 모집하고 대행사를 고용하여 전개한 경험이 있다면 생각보다 바이럴이 되지 않았다는 결과에 실망을 했을 것이다. 바이럴 마케팅은 광고나 홍보와 같은 대중마케팅이 아니다. 아직도 대중마케팅과 비대중마케팅의 특성과 목적을 구별하지 못하고 있다면 아무리 바이럴 마케팅을 전개한다고 해도 그 성과는 미미할 가능성이 높다. 바이럴 마케팅은 전형적인 비대중마케팅이고, 매체 역시 비대중매체를 이용한다. 그래서 바이럴은 논두렁의 병충해를 잡기 위해 불을 피우듯이 서서히 버즈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어느 순간 걷잡을 수 없는 불길이 되어 확산이 되는 티핑포인트가 일어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그래서 조급한 마음을 가지면, 성과에 급급하면, 결코 성공할 수 없는 방법이다. 방문판매 방법을 주로 이용하는 기업에서는 해당 영업사원들이 자신의 콘텐츠를 개발하고 이를 SNS에 차곡차곡 쌓으면서 서서히 버즈를 일으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다른 사람의 콘텐츠를 자신의 것인 양 블로그에 퍼 옮기는 방법으로는 바이럴이 일어날 가능성이 없다. 재미있고 독특한 콘텐츠를 만들어 스토리텔링으로 전하면 바이러스 같이 전파될 것이다.
이런 바이럴 마케팅의 특성을 가장 먼저 이용한 사람은 다름 아닌 세계 최고의 판매왕이며 ‘250의 법칙’으로 유명한 조 지라드(Joe Girard)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는 “한사람이 미칠 수 있는 인간관계의 범위가 250명”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고 단 한명의 고객을 만나더라도 250명을 대하듯 하였고 한사람에게 신뢰를 잃으면 그것은 곧 250명의 고객을 잃는다는 신념으로 극진하게 고객을 대했다고 한다. 자신의 브랜딩을 완성한 것이다. 쉬울 것 같지만 쉽지 않는 방법이다.
주변에 수많은 판매사원들이 있지만 이런 성과를 내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이 바로 이 법칙의 한계라면 한계이다. 그러나 간혹 그런 사람들이 있다. 아이작이라는 필명을 사용하는 지프의 한 영업사원은 의식이 깨어있는 한 늦은 밤에서 새벽에 걸려온 전화는 꼭 받는다고 한다. 이유는 그 고객이 얼마나 다급하면 이 시간에 전화할까 생각하여 더 적극적으로 응대한다는 것이다. 고객에게 정성을 다하고 인터넷 동호회(카페)에서 자동차와 해당 브랜드에 대해 소소하지만 깊이 있는 정보를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그 글을 보거나 관계를 가진 사람들의 추천이 계속 버즈되어 이제는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누군지 바로 알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이 사례는 싸이 같은 연예인만 바이럴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일반인들도 얼마든지 바이럴을 일으킬 수 있다는 증거물의 하나이다. 조 지라드 같이, 아이작 같이 한사람 한사람에게 정성을 들이고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한 의지와 노력이 쌓이고 쌓이면 어느 순간 티핑포인트에 도달한다. 바로 바이럴 마케팅이 성과를 내는 순간이다. 바이럴 마케팅은 결국 지속의 힘이다. 퍼스널 브랜딩이 구축되는 것이다.
Copyright ⓒ 구자룡. All rights reserved.
* 모든 컨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저자의 동의 없이 무단 전재, 복사 및 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