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을 뛰어넘는 스마트한 세상 <스마트시티, 유토피아의 시작>
<책 개요>
스마트시티, 유토피아의 시작, 정동훈 저, 넥서스BIZ, 2019.
<훔치고 싶은 한 문장>
스마트홈에서 시티로 공간이 확대되었기 때문에 공간을 채울 것들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도 스미트 시티를 만들기 위한 기술이 잘 갖춰줘야 합니다.
<리뷰>
간혹 구매 선택에 대한 한계를 느낀다. 바로 이 책이 그런 선택 중 하나다. 독서토론 모임에서 ‘스마트시티’를 주제로 하자는 의견이 모아졌다. 처음 선택한 책 <스마트시티, 더 나은 도시를 만들다, 앤서니 타운센드 저, 2018.)을 읽는 중 왠지 시점이 잘 맞지 않는 것 같아 원서를 찾아보니 2013년이다. 번역본(판권)에는 이 정보가 생략되어 있다. 그래서 책을 바꾸자는 제안을 하고 다시 선택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온라인 서점의 판매정보 만으로 검토한 결과를 바탕으로 정했는데 완독 후 느낌은 한마디로 이 책은 “‘스마트시티’에 대한 책이 아니다”다.
저자는 이 책에 다룬 모든 내용(기술)이 스마트시티와 연관이 있다고 할지 모르나 독자인 내가 기대했던 내용은 아니다. 집단지성으로 선택해도 역시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다. 이 책의 내용을 중심으로 책명을 정한다면 이 책의 뒤표지에 소개한 ‘상상을 뛰어넘는 스마트한 세상’에 대한 기술을 인간 중심으로 설명한 것이다. 억지춘향으로 앞부분에 스마트시티에 대해 조금 언급되어 있다. 그래서 스마트시티와 관련 기술들에 대해 연결해서 설명할 줄 알고 계속 읽었지만 더 이상 스마트시티에 대한 내용은 없고 스마트 라이프에 대한 이야기만 있다. 사실 나는 여기에 설명한 빅데이터, 인공지능, IOT, 5G 등 4차 산업혁명과 연결, 네트워크 등에 대한 단일 주제의 전문서적을 수십 권을 읽었다. 그래서 이런 기술들이 스마트시티를 구현하는데 어떻게 연결되고 앞으로 어떻게 실행해서 도시의 미래를 보여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내용은 없었다.
서두가 너무 길었다. 이유는 이쉬움이 많기 때문이다. 책 제목에 대한 오해만 풀리면 이 책 속에 들어있는 내용은 너무나 훌륭하다. 특히 처음으로 이런 기술과 인간과 삶에 대한 책을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매우 잘 정리되어 있고 상당한 통찰을 제공해 줄 것이다. 알고 있는 것과 정리해서 나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다르다. 저자는 수많은 자료를 바탕으로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통찰을 보여준다. 결국 이 책은 최신 기술을 통해 스마트한 삶을 위해 인간이 어떤 선택을 하면 좋을지에 대해 인간 중심적으로 결정하면 좋겠다는 주장을 한다. 나 역시 기술은 인간을 위한 것이지 기술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스마트홈에서 시티로 공간이 확대되었고 그 공간을 채울 것들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스미트 시티를 만들기 위한 기술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이 주장에 공감이 되었다. 그래서 이 책에 제시된 다양한 최신 기술들이 도시의 공간에서 어떻게 적용될지 기대했는데 결국 이 기술들은 개인적인 생활, 즉 스마트홈에서의 스마트한 삶에 그쳤다. 특히 이런 부분에서 아쉬움이 크다.
첫 페이지에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모두에게 와 있지 않았을 뿐이다.”라고 한 월리엄 깁슨의 문장을 인용하고 있다. 나 역시 이 문장을 매우 좋아한다. 2021년 한 해 동안 월리엄 깁슨의 소설 <뉴로맨서>를 시작으로 사이버펑크에서 메타버스까지 섭렵했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다시 온라인 서점에서 검색해보니 <스마트시티 에볼루션, 박찬호 등 저, 북바이북, 2022.>이란 책이 있다. 왜 이 책은 고려하지 못했을까 후회가 된다. 목차를 찬찬히 보니 독서토론 모임에서 원했던 스마트 시티에 대한 내용들이 있고, 공저자들은 스마트 시티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한 전문가들인데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읽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뭐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선택에서 배제된 이유는 바로 이 책을 쓰게 된 동기 부분이 어느 술자리에서 이런 책을 이제 써야 하지 않을까 하는 내용이 나에게는 신뢰를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리뷰를 하고 있는 <스마트시티, 유토피아의 시작>은 이런 측면에서 대단히 마케팅 지향적인 책이다. 책 소개나 뒤표지를 보면 읽고 싶은 생각을 들게 한다. 서점에서 직접 책장을 넘겨가며 검토하는 것과 온라인으로 검토하는 것의 차이점이 크다는 것을 인식했다. 코로나19도 거의 끝나가고 있으니 이제 다시 서점으로 가서 찬찬히 보고 선택해야겠다.
<기억하고 싶은 문장>
p.8. 스마트의 핵심은 네트워크입니다. 이러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인간은 스스로의 생태환경을 변화시킵니다.
p.9. 가장 중요한 가치는 ‘누구를 위한 스마트인가?’ 하는 것입니다. 스마트홈은 그 집에 사는 거주민을 위한 곳이어야 하고, 스마트시티는 그 도시에 사는 시민을 위한 곳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자연과 조화로운 동시에 함께 살아가는 것이어야 합니다.
p.9. 스마트홈에서 시티로 공간이 확대되었기 때문에 공간을 채울 것들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도 스미트 시티를 만들기 위한 기술이 잘 갖춰줘야 합니다.
p.10. 기술적으로 스마트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소비자는 스마트하지 않은 존재로 간주돼야 합니다.
p.25. 스마트란 ‘통신으로 연결되어 있고, 센서에 의해 수집된 데이터 기반으로 자율적으로 기능하는’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p.57. 스마트시티는 교통, 환경, 주거, 시설 등 일상생활에서 대두되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ICT 기술과 친환경에너지를 도입하여 시민들이 쾌적하고 편리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해 주는 도시입니다(KDI경제정보센터, 2018).
p.108. 실망스러운 이야기는 금세 퍼집니다. 이를 부정성 효과(Negativity Effect)라고 합니다(Rozin & Royzman, 2001). 맛집 검색을 하는데 별 다섯 개로 좋게 평가한 것보다 별 하나짜리 부정적 평가가 눈에 확 띄는 것과 같죠.
p.114. 인간에 의해 발생한 사건은 헤아릴 수 없이 많아도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지만, 기술에 의한 사건은 단 한 것만 발생해도 과도한 해석을 하게 됩니다.
p.130. 일본의 모리 교수가 주장한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를 극복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일 것입니다(Mori, 1970). 로봇이 점점 더 사람의 모습과 흡사할수록 인간이 로봇에 대해 느끼는 호감도가 증가하다가 어느 정도에 도달하게 되면 갑자기 강한 거부감으로 바뀌게 된다는 것이 바로 불쾌한 골짜기입니다.
p.157. 인텔에서 인간 행동과 기술에 관한 연구를 하는 연구소의 소장이었던 벨(Genevieve Bell) 박사는 기술이 인간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기술에 의해 변화되는 것을 ‘선택한다’라고 말합니다.
p.158. 스낵 컬처(Snack Culture)는 짧고, 재미있고, 단순하면서도, 작은 디스플레이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향유하는 문화를 말합니다.
p.338. 네이트 실버의 책 제목인 <신호와 소음>처럼, 데이터는 활용하지 못하면 소음과 같은 쓰레기로 남고, 잘 활용하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유용한 신호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문헌>
<스마트시티 에볼루션 : 유시티에서 메타버스까지 도시의 진화>, 박찬호, 이상호, 이재용, 조영태 저, 북바이북, 2022.
<스마트시티, 더 나은 도시를 만들다>, 앤서니 타운센드 저, 도시이론연구모임 역, MID 엠아이디, 2018. (원서: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