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마케팅 전쟁(Marketing warf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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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 리스 , 잭 트라우트 지음, 안진환 옮김, 비즈니스북스, 2002년 04월 10일


마케팅 분야의 서적들 중에서 대표적인 고전중의 하나로 알려진 알 리스와 잭 트라우트의 ‘마케팅 전쟁’은 지난 20여년간 베스트셀러로 대다수 직장인들이 한 두 번은 관심을 가지고 읽어 보았을 만한 책입니다. 저자들의 수 많은 책들 속에서도 옥석을 가려낸다고 한다면 아마도 이 책은 가장 앞선 순위에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책은 출간 20주년 기념 특별 개정판을 통해 최신의 사례와 마케팅 동향, 전략을 반영하여 새로운 해설과 풍부한 이미지 자료를 추가하여 21세기 마케팅 전쟁에 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전쟁이라고 하면 총과 칼, 그리고 피 뛰기는 전투 장면을 연상하게 되는데 바로 마케팅 상황이 이와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다만 실제 전투는 눈에 보이지만 마케팅 전쟁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이는 적과 싸우기는 쉽지만 보이지 않는 마케팅의 적과 싸우는 것은 보다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금 우리들의 마케팅 상황은 이런 보이지 않는 적들과 싸우고 있는 마케팅 전쟁 상황입니다.

이 책은 마케팅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전쟁의 개념으로 인식하게 만든 첫번째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현재 우리들이 마케팅의 상황을 설명할 때 흔히 마케팅 전쟁이라고 표현하게 되는데 바로 이 책이 그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마케팅은 전쟁이며, 경쟁사는 적이고, 소비자는 싸워서 점령해야 할 고지”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자유경쟁 체제란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마케팅 전쟁이며, 경쟁사와 싸워 이기는 것입니다. 이제 기업들은 새로운 마케팅 전쟁을 준비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한 전쟁의 상황 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마케팅에 관한 고전적인 정의는 소비자의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고, 지금까지도 많은 마케팅 서적들이 이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소비자의 욕구를 아는 것만으로는 강력한 경쟁력을 갖지 못합니다. 이미 다른 경쟁기업들도 동일한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모든 기업들은 경쟁사에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즉, 경쟁회사들의 강점과 약점을 발견하고 언제, 어떻게 공격하고 방어해야 할지를 배우지 않으면 21세기 마케팅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저자들의 이러한 주장이야말로 마케팅의 본질적인 특성을 그대로 꿰뚫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들은 2,500년간의 전쟁사를 연구한 클라우제비츠의 전략적 원칙들을 마케팅의 관점에서 새롭게 분석해 나가면서 이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마라톤 전투, 메타우루스 전투를 통해 집중의 이점을, 아르벨라 전투, 헤이스팅스 전투, 퀘벡 전투를 통해 적이 예상 못한 전술을 통한 승리를, 크레시 전투의 ‘긴 활’, 독일 기관총, 영국 탱크 등을 통해 신기술 개발의 승리를, 벙커힐 전투, 트렌튼 전투를 통하여 힘의 원리를, 그리고 워털루 전투를 통해 방어의 우월성 등을 마케팅 본질과 연결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전쟁과 마케팅의 원리를 연결하여 살펴보면, 마케팅의 첫 번째 원칙은 바로 힘의 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정글의 법칙과 같이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고,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이긴다는 원리입니다. 수적 우위, 즉 힘의 우월성은 제품이나 사원의 질적인 차이를 압도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합니다. 과거 IBM의 승리나 제2차 세계대전에서의 연합군의 승리는 다름 아닌 힘의 우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케팅의 두 번째 원칙은 ‘방어의 우월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전법 중에서 가장 강력한 형태이며, 공격만큼 화려하지는 않지만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힘이기도 합니다. 지난 60년 동안 25개의 선도 브랜드 중 21개가 그 자리를 계속 고수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방어는 적은 힘과 예산, 시간을 가지고 경쟁사를 손쉽게 물리칠 수 있는 커다란 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케팅 프로그램을 설계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스스로에게 “우리는 지금 어떤 종류의 전쟁을 하고 있는가?”라고 자문하는 것입니다. 즉, 각각의 ‘시장에서의 위치’에 따라 전략을 다르게 수립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시장 리더는 방어적 마케팅을 선택해야 하고, 2위 기업은 공격적 마케팅을, 작은 기업은 측면공격 마케팅을, 지역 기업은 게릴라 마케팅을 선택하여 싸워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책에서 제시하는 전략과 전술들이 항상 모든 상황에서 맞아 떨어질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는 실제 전쟁에서도 증명되고 있는 사실입니다. 다만 이 책에서 주장하는 원칙들은 우리가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데 첫번째로 점검해야 될 원칙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 책은 일시적인 유행서로 볼 수 없습니다. 또 이론은 화려하지만 막상 현실에 적용하기에는 곤란한 이론 위주의 마케팅 서적도 아닙니다. 마케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꼭 알고 있어야 할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전략과 전술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마케팅의 영원한 기본서이자 실용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마케팅 담당자라면 전체적인 마케팅 상황을 읽어 내어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또 어떤 요소 때문에 성공하고 실패했는지를 짚어내어 마케팅 전술을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 책은 이런 마케팅 감각을 본능적으로 익힐 수 있는 책입니다. 아울러 21세기의 마케팅 전략가가 갖추어야 할 자질들을 구체적으로 배울 수 있게 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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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룡

현재 밸류바인의 대표이며,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컨설팅, 조사연구, 데이터분석 그리고 강의와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그 동안 저술한 책으로는 '지금 당장 마케팅 공부하라', '마케팅 리서치', '한국형 포지셔닝', '공공브랜드의 전략적 관리', '시장조사의 기술' 등이 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켓 센싱 및 인사이팅을 통해 브랜드의 가치를 제고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