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트렌드 코리아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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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도 , 이준영, 권혜진, 전미영, 김희정 지음, 미래의창, 2009년 12월 11일


글/구자룡 밸류바인 대표컨설턴트ㆍ경영학 박사

 

성공적인 사업을 위해서는 트렌드를 읽어야

해마다 새해가 되면 매우 다양한 형태로 새로운 트렌드들을 제시하는 수많은 자료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자료는 연구기관들에서 발표하는 트렌드 보고서, 단행본 형태로 제시되는 주요 트렌드, 그리고 이런 트렌드를 읽어 낼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하는 도서 등이 있다. 사업을 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자료들이다. 그 중에서 트렌드를 읽어 낼 수 있는 방법론에 대해서는 헨릭 베일가드가 저술한 ‘트렌드를 읽는 기술’이 많은 참고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의 소비트렌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은 없을까? 물론 독자들의 취향과 관심에 따라 다양한 종류들이 있을 수 있는데 성공적인 사업기회를 포착하는 측면에서는 체계적인 분석 방법론과 전년도 예측 결과에 대한 리뷰와 미래 트렌드에 대한 예측을 함께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된 ‘트렌드코리아 2010(김난도 등 저)’이 유용한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에서 집중적으로 연구되어 나오는 자료를 바탕으로 매년 말에 출간되고 있다. 전반적인 시장상황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자료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책에서는 전년도에 예측한 트렌드에 대해 자기합리화를 하기 보다는 엄정한 비판을 통해 예측의 오류를 스스로 보완하는 과감성을 내포하고 있어 제시된 트렌드에 대해 보다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2009년 트렌드로 제시된 ‘생각대로 인터넷’ 트렌드에서 무선 인터넷 사용이 일반화 될 것으로 예측했으나 너무 앞선 측면이 있음을 스스로 밝히고 그 원인을 다시 찾아 정리해 줌으로써 트렌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최근 아이폰의 국내 출시 이후 스마트폰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증가와 관심 고조, 그리고 IPTV 가입자의 증가 등 인터넷을 연계한 사업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아마도 이 트렌드는 2010년에 더욱 중요한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서 너무 앞선 측면이 있었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유용한 트렌드는 미래예측이 들어가 있어야

그런데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트렌드는 과거의 자료들을 분석하여 하나의 흐름을 제시하는 경향 혹은 추세이다. 특히, 이미 중요한 현상이 되어있는 내용으로 메가트렌드가 된 것을 정리하여 트렌드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오해가 많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업을 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트렌드는 과거 및 현재의 자료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예측 트렌드이다. 물론 과거와 현재의 정보도 나름대로 도움이 되지만 제품의 수명주기가 짧아지고 구매주기 역시 짧아지는 현 시대에는 미래 예측 정보가 더욱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신제품 개발기간을 보통 3개월에서 6개월 정도로 고려한다면 적어도 1년 정도의 미래 예측이 가능해야 하고 그러한 예측 트렌드를 바탕으로 신제품 개발 및 기획을 해야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비즈니스 환경을 고려한다면 최근에 많이 언급되고 있는 소비트렌드들이 어떤 배경과 상황에서 도출되었고 그러한 결과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해하는 것은 마케팅 및 브랜드 담당자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문제 중의 하나이다. 그래서 수많은 트렌드를 무조건 받아들이기 보다는 그 배경과 분석방법을 이해하고 종사하는 업종의 특징을 감안하여 트렌드를 다시 해석할 필요가 있다.

미래 트렌드는 과거의 경향이 아니라 변화된 소비자의 새로운 니즈라고 할 수 있으며 이를 제품에 반영하고자 하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 그리고 이런 트렌드는 극소수의 사람들 즉, 트렌드 창조자들(trend creators)에 의해 발현되고 이를 추종하는 사람들에 의해 확산되는 경향이 크다. 전체시장에서 약 1% 정도가 트렌드 창조자에 해당하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사람들에게 뭔가 확실한 혜택을 제공해 주어야 추종자를 확보할 수 있고 이는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메가트렌드를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마이크로트렌드를 찾아내고 이를 신제품에 접목하는 것이 무엇 보다 중요한 것이다. 

 

2010년 눈여겨 지켜봐야 할 소비트렌드들

그렇다면 새로운 사업기회가 될 수 있는 마이크로 트렌드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트렌드코리아 2010’에서 주장하는 트렌드 중에서 몇 가지 관심을 가져 볼 만한 트렌드 중에서 [딴짓의 즐거움] 트렌드가 있다. 딴짓은 ‘다른 짓’ 혹은 ‘딴짓거리’ 등의 의미이나 용기 있고 쿨한 의미가 더 강조되고 있다. 특히, 나의 정체성과 존재감을 고양시켜 주는 생산적인 딴짓에 대한 욕구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아마도 보다 더 인간적인 삶을 위한 투자의 일환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프로젝트형 여가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료 집지어주기 운동인 해비타트는 명분도 있고 즐거움도 주는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또는 생애단계 틈새기간을 내서(휴가 혹은 휴직) 해외여행을 하고 책을 내는 것도 하나의 프로젝트형 여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트렌드는 2010년에 국한된 트렌드라기 보다는 앞으로 상당한 기간 동안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메가트렌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노령화와 함께 은퇴 이후를 준비하는 차원에서도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

그리고 다른 예로 [물의 르네상스] 트렌드가 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21세기는 물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는데 금년이 바로 물의 시대에 들어가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정책적인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4대강 사업과 연계된 수변도시문화의 확산, 서울의 한강르네상스 사업 등이 물을 중심으로 하는 대표적인 사업일 것이다. 이와 달리 소비자 측면에서 본다면 상류층들이 남다른 소비를 통해 자신과 대중과의 차이를 벌리려고 하는 경향들이 있는데 과거 스키가 여기에 해당되지만 이미 스키는 대중화 되었다. 대중화되기에는 비싸고 낯설기 때문에 마지막 레저라고 부르는 요트 등의 해양레저에 대한 트렌드가 형성되고 있다. 부산 수영만과 경남 통영에 이어 화성 전곡항에 요트를 정박시킬 수 있는 마리나가 문을 열었다. 또한 상수도 등의 물 산업의 민영화율이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물의 르네상스는 분명히 트렌드로서 중요한 이슈임에는 분명하지만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2010년보다는 그 이후 상당한 시간(적어도 4-5년)이 경과되어야 메가트렌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물 자체의 중요성은 부각 되겠지만 레저스포츠산업으로 이어지는 데는 보다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소비트렌드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통찰력이 있어야

트렌드는 과거, 현재 보다는 미래 예측이 중요한 요소이고, 특히 마이크로트렌드를 트렌드 확산과정의 초기에 신제품에 반영하여 히트시킬 때 그 의미가 있다. 마케터는 수많은 트렌드 중에서 옥석을 가릴 수 있는 눈 즉,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 분석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진정 의미 있는 트렌드를 알아보고 제품개발에 반영하여 소비자의 잠재된 니즈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 때 빛을 발하게 된다. 이렇게 하려면 무엇보다 좀 더 냉철한 판단력이 요구 된다. 즉, 비판적인 관점에서 해당 트렌드가 어떻게 도출되고 그 과정에 문제점이 없는지 살펴야 하며, 제품과의 연계성을 찾아야 한다. 모두가 생각할 수 있는 연계가 아니라 엉뚱하게 보일 수 있는 트렌드를 연계하여 전혀 다른 제품을 기획할 때 획기적인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로봇청소기와 노령화를 연계한다면 어떤 청소기가 될까?

그리고 이러한 트렌드를 활용하는 마지막 요소는 전략적 직관이 있어야 한다. 미래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다. 누가 전구를 만들어 달라고 했던가. 만들어 놓으니 모든 사람들이 전구를 사용하지 않던가. 이 책에서 제시된 소비트렌드들을 유심히 살펴보고 이를 사업아이디어로 연결하느냐 못하느냐 하는 것은 순전히 나의 문제이다. 메가트렌드가 될 마이크로트렌드를 누군가는 알아보는 반면 누군가는 그냥 스쳐 지나갈 것이다. 미래 히트할 제품을 기획하는데 훌륭한 아이디어는 도처에 널려있다. 이제 전략적 직관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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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룡

현재 밸류바인의 대표이며,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컨설팅, 조사연구, 데이터분석 그리고 강의와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그 동안 저술한 책으로는 '지금 당장 마케팅 공부하라', '마케팅 리서치', '한국형 포지셔닝', '공공브랜드의 전략적 관리', '시장조사의 기술' 등이 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켓 센싱 및 인사이팅을 통해 브랜드의 가치를 제고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