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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 칼럼] 브랜드의 힘은 스토리에서 나온다

글. 구자룡(밸류바인 대표/경영학박사)

‘처음처럼’은 술 마신 다음날에도 몸 상태가 원래대로 환원된다는 의미의 알칼리 환원수 소주이다. 당시 개발자들은 이 컨셉을 충족시키는 브랜드 네임으로 신영복 교수의 『처음처럼』이라는 시와 그 의미가 잘 결합될 수 있음을 간파했다. 이 네임을 사용하기 위해 시인과 협의를 했으며, 댓가를 바라지 않는다는 의견을 존중하여 해당하는 비용을 재직하고 있는 학교에 장학금으로 기증하고 네임뿐만 아니라 제호 글씨를 캘리그래피 로고로 도입하였다. 이 스토리를 출시 초기 마케팅에 활용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기존 소주들과 차별화하는데 쉽게 성공했다.

출처 : www.lotteliquor.com/proom/print.asp?page=5&makeYear_=&productCode_=5

출처 : www.lotteliquor.com/proom/print.asp?page=5&makeYear_=&productCode_=5

이러한 스토리텔링의 특성으로는 첫째, 설득력이 있다. 대부분의 브랜드 스토리는 비공식인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입소문으로 전파되기 때문에 그 내용에 대해 소비자들은 거의 의심을 하지 않는다. 둘째, 저항감이 없다. 소비자들은 광고주로부터 제공된 정보에 대해 기본적으로 경계심을 가지고 정보를 듣게 된다. 반면에 브랜드에 대한 스토리는 있는 그대로의 순수한 정보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셋째, 감성과 지식을 나타낸다. 어떤 스토리를 들으면서 감격의 눈물을 흘릴 수도 있고 자신의 지식을 활용하여 그 메시지의 내용에 살을 붙일 수도 있다. 이제 자신의 스토리가 된다. 감성과 지식이 결합되면 그 메시지는 폭발적인 힘을 갖게 된다.

결과적으로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제품 자체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 브랜드에 담겨 있는 의미나 고유의 이야기를 전달함으로써 소비자의 관심과 재미를 불러일으키는 감성적인 커뮤니케이션의 한 방법이다. 정리하면, 스토리가 강력한 브랜딩의 수단이 되기 위해서는 그 스토리가 브랜드와의 연관성이 높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 주변에는 많은 스토리들이 있다. 중요한 것은 스토리를 각색하고 가공하여 쓸 만한 스토리로 개발하는 것이다.

제품이 아니라 그 속에 내재된 스토리를 원한다

우리 회사는 다른 기업들과 어떻게 다른지 명확하게 보여 줄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가? 만약 가지고 있지 않다면 만들어야 한다.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스토리의 소재를 발굴해야 한다. 스토리의 소재는 창업자, 최고경영자, 직원, 성공과 실패 사례,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고객, 협력업체, 산업계 오피니언 리더 등 매우 다양하다.

예를 들어 여기서는 어느 고객의 경험을 소재로 한 스토리에 대해 살펴보자. ‘어느 날 중년의 여인이 백화점에서 옷을 한 벌 산 후 비행기를 타러 공항으로 나갔는데 공항에 가보니 비행기 표가 없었다. 비행기 표를 백화점의 의류 매장에 놓고 온 것이다. 걱정을 하며 어떻게 해야 될지 고민하고 있는데 잠시 후 누군가가 다가와서 그 여인에게 비행기 표를 건네는 것이었다. 그 사람은 바로 의류 매장의 여사원이었다.’

이 스토리는 ‘모든 상황에서 스스로 최선의 판단을 내릴 것. 그 밖의 다른 규칙은 없음’이라는 근무규칙을 가지고 있는 미국의 고급 백화점 체인인 노드스트롬의 스토리이다. 최선의 서비스를 다하고자 하는 백화점의 존재 목적과 연관성이 높은 스토리는 이와 같이 모든 사람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다. 그 브랜드의 내재된 본질과 연결되어야만 진정한 힘이 있는 스토리가 된다. 물론 이 스토리는 고객이 전한 것이다. 가장 좋은 텔링 방법은 고객이 입소문으로 전해주는 것이다.

스토리를 텔링 하는 방법은 수없이 많을 수 있다. 다만 우리의 사회 환경이 소셜네트웨크 중심으로 변화고 있기 때문에 매체 역시 이러한 환경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입소문은 기존에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었다면 이제는 손(스마트폰)에서 손(스마트폰)으로 전해지는 바이럴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특히 고객이 전달하는 부정적인 스토리는 기업에서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요소가 된다.

예를 들어, 최근에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채선당’의 한 점포에서 직원과 고객인 임신부 간에 다툼이 있었는데 이로 인해 채선당 브랜드 전체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되고 영업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쳤다. 이 스토리의 진실과 관계없이 사전에 통제할 수 없었기 때문에 좋지 않은 이미지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또한 프렌차이즈 식당의 내재된 본질인 최상의 서비스에 위배되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문제의 심각성이 높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부정적인 스토리로 인해 소비자들이 우리의 브랜드를 의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브랜드의 핵심스토리가 잘 정리되고 널리 전파되어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

이상과 같은 스토리의 중심에는 항상 메시지가 있다. 메시지는 분명하게 정의된 핵심 소구 내용으로 스토리의 전반에 걸친 중심 테마이다. 메시지가 없거나 명확하지 않는 스토리는 잡음에 불가하며 그 전파력도 기대할 수 없다. 또한 하나의 스토리에는 하나의 메시지만 담는 것이 좋다. 하나의 스토리에 메시지가 많아지면 그 만큼 주제가 흐트러진다. 본질적인 가치를 내재한 스토리는 그 어떤 광고보다도 브랜드를 알리는데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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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룡

현재 밸류바인의 대표이며,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컨설팅, 조사연구, 데이터분석 그리고 강의와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그 동안 저술한 책으로는 '지금 당장 마케팅 공부하라', '마케팅 리서치', '한국형 포지셔닝', '공공브랜드의 전략적 관리', '시장조사의 기술' 등이 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켓 센싱 및 인사이팅을 통해 브랜드의 가치를 제고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