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마케팅에 집중하라(Marketing as Strategy)
니르말야 쿠마르 지음, 김상욱, 전광호 옮김, 김영사, 2006년 05월 29일
글/구자룡 밸류바인 대표컨설턴트ㆍ경영학 박사
최근 전략적 마케팅에 대한 중요성을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영환경의 급변, 소비자들의 욕구 다양화, 그리고 경쟁의 심화 등으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는데 어려움이 더해지면서 전략적 마케팅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략적 마케팅을 체계적으로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고 있는 책은 많지 않습니다.
이 책은 ‘Marketing as Strategy’ 즉, 전략으로써의 마케팅을 ‘마케팅에 집중하라’는 이름으로 번역된 것으로 저자인 쿠마르는 현재 런던 비즈니스 스쿨 마케팅 교수입니다. 그는 기업에서 마케팅 실무능력개발을 위해 힘쓰는 한편, 현장조사와 강의, 컨설팅을 통해 얻게 된 기업 마케팅 노하우를 집대성하여 이 책을 집필했습니다. 따라서 이 책은 최고경영자에서 사원까지 반드시 알고 실행해야 할 21세기 마케팅 전략을 소개하는 대표적인 저작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그 동안 마케팅은 전략이 아니라 전술적인 영역에 집중함으로써 스스로 그 위상을 낮춘 측면도 있지만 중요한 문제는 이러한 경향으로 인해 마케팅 담당자들이 전술에 집착함으로써 보다 중요한 전략적 이슈들을 소홀히 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최고경영자들은 여전히 마케팅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으며, 고객을 사로잡을 수 있는 색다른 방법을 찾고 있지만 별다른 방법을 찾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또한 최고경영자들은 브랜드를 전체적으로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에 대해 해답을 찾고 있으며, 가격할인과 같은 부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는 프로모션을 중단하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제품별로 가장 효과적인 유통망을 파악하고 싶어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최고경영자들의 의문에 답해줄 수 있는 대안은 마케팅의 전술적인 영역이 아니라 전략적인 영역임을 다시 한번 되새길 필요가 있음을 쿠마르는 제안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기존에 마케팅에서 주로 논의되던 3C나 4P 대신 3V라는 프레임워크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3V는 가치고객, 가치제안, 가치네트워크를 말합니다. 기존의 4P인 제품, 유통, 가격, 촉진을 기준으로 한 기능 중심적인 관점의 전술적 차원을 넘어서서 기업의 전략적인 차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서 가치고객이란 우리에게 가치가 있는 고객입니다. 이는 경쟁사에서는 가치가 없다고 하더라도 우리에게는 가치가 있는 고객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면, 항공기를 자주 사용하지 않고 자비로 여행하는 고객이 우리 회사에는 가치고객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고객의 욕구는 기존 고객들의 욕구와는 다릅니다. 바로 이런 고객이 어느 시장에 있는지를 파악하고 공략할 것인가 하는 측면에서 전략적인 시장 세분화를 하자는 것입니다.
가치제안은 우리가 고객에게 무엇을 제공할 것인가 즉, 우리가 고객에게 제안하는 편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편도요금, 낮은 운임, 부가서비스 제외 등 다른 기업들이 제공하지 않지만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제안하자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고 나아가 핵심경쟁요소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가치네트워크는 가치 있는 고객들에게 가치 있는 편익을 제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고객들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유통에서 인터넷 혹은 직접판매만 활용한다든지, 구매에서 아웃소싱을 한다든지, 운영에서 선택적 노선망을 구성한다든지 등 다양한 제공 방법들 중에서 가장 가치 있는 방법을 통해 고객들에게 제공하자는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내용들이 경영 전략의 새로운 틀로 블루오션전략을 채택한 기업들에게, 과연 블루오션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질문에 화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책은 블루오션에 이르는 기업 혁신의 엔진으로 마케팅이라는 구체적인 수단을 제시합니다.
피터 드러커는 “기업의 유일한 이윤센터는 고객이다. 기업이 이윤을 내기 위해 필요한 기능은 마케팅과 혁신뿐이다. 그 외에는 모두 비용을 발생시킨다.”라고 역설한바 있습니다. 이 책은 마케팅을 기업 혁신의 엔진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그 실행방안으로 모든 기업 구성원이 마케팅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마케팅 담당자가 풀어야 할 과제들은 산적해 있습니다. 또한 마케팅의 방법들이 너무나 기능화 되고 세분화 되어 있어서 무엇을 어떻게 선택해야 할지 도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마케팅 활동을 하기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특히 마케팅을 열심히 공부하면 할수록 더욱 어렵게 느껴지는 현실 앞에 주눅들기 십상입니다.
그러나 마케팅 담당자들은 브랜드, 고객, 품질, 유통망, 커뮤니케이션 등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입장입니다. 왜냐하면 마케팅 담당자가 바로 이러한 활동의 주 관리자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마케팅 담당자들이 마케팅 전술의 늪에서 빠져 나와서 전략을 구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제 마케팅 담당자들은 소비자에 대한 통찰력을 가지고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리더가 되어야 합니다. 시장조사 자료를 무시해서도 되지 않지만 너무 의지해서 미래를 예측하는 것도 문제가 많습니다. 이제 마케팅 담당자들도 최고경영자와 마찬가지로 전략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케팅 관련 서적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전략적 관점에서 본다면 마땅하게 추천할 만한 책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책을 2-3회 정도 정독 한다면 적어도 왜 마케팅이 기업의 전략이 되어야 하는지 다시 말해, 마케팅에 집중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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